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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갑자기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중앙119구조대 빙벽 구조 훈련 직접 해보니...
“얼음 가루가 부서져 시야를 가렸다. 얼굴을 흔들어 얼음가루를 털어냈다. 짧은 순간이지만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30m의폭포는 끝이 없었다. 꽁꽁 얼어붙은 폭포는 말 그대로 빙‘벽’이었다. 한 줄기 로프에 기대 왼 손 왼 발, 오른 손 오른 발 조금씩 올라갔다. 아이스 바일(얼음을 찍는 낫처럼 생긴 등산 도구)로 얼음을 찍어내리며 조금씩 올라갔다. 살고 싶었다. 중간 지점에서 오른 손에 힘이 많이 들어갔다. 부서진 얼음 덩어리가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 바닥에서 와장창 얼음이 산산조각 났다. 나도 떨어지면...이따금씩 부는 바람은 살을 찢어내는 듯 했다. 20m쯤 올라 갔을까. 이제 여유롭다. 잠깐 뒤를 돌아보는 여유도 생겼다. 빙벽에 매달려 바라본 운악산. 온 통 새 하얀 세상이었다. 폭포 밑에서 외치는 김영기(41ㆍ소방기) 대원이 소리친다. “속도를 줄이세요 속도를 줄이세요”

지난 2일, 영하 17도, 체감온도 20도. 55년 만에 찾아온 강추위 속에 경기도 포천의 해발 500m 운악산 무지개폭포에서는 중앙119구조대(단장 김준규)의 동절기 혹한 훈련이 있었다.

이 훈련에 본지 수습기자인 김영원 기자가 직접 참여했다.

이날 훈련은 빙벽을 타다 조난 당한 시민들의 구조를 가정한 상황이다. 이번 훈련은 로프가 엉켜 빙벽에서 오도가도 못하거나, 빙벽을 타다 추락사한 등산객들을 구조하는 훈련이었다.

이날 훈련은 하루종일 진행됐다. 오전 기초 훈련이 끝나고 오후 한시께.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됐다. 구조팀장의 지시로 5명의 중앙119구조대원들이 빙벽을 타기 위해 준비를 했다. 각자 장비를 챙기고 빙벽의 어느 부분으로 올라갈지 경로를 결정했다.



박혜영 대원(32 ㆍ여ㆍ소방령)이 선두에 서서 빙벽을 올라갔다. 아이스 바일과 신발에 설치한 아이젠(스파이크)을 얼음에 꽂으며 한 발자국씩 위로 올라갔다. 약 90m정도 빙벽의 중간 지점을 오르는데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기자의 눈에는 마치 빙벽위를 뛰어다니는 것처럼 보였다. 구조팀장이 속도를 조금 늦추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김영기 대원이 기자에게 로프를 건넸다. “한번 해보시죠”. 기자는 김 대원의 손에 이끌려 빙벽을 올랐다.

처음엔 한 발자국도 떼기 힘들었다. 왼 손, 왼 발, 오른 손, 오른 발. 조금씩 조금씩 빙벽을 올라갔다.



20m쯤 올랐을까. 이젠 여유도 생겼다. 무지개폭포 아래 있는 구조대원들이 보였다. 손도 흔들어 보였다. 그들이 하는 소리도 들렸고 이마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30m 가량되는 빙벽 위 등반은 그렇게 끝났다.

이날 훈련에 참가한 13명의 구조대원 모두는 특전사 출신이다. 오랜 훈련이 몸에 익은 이들은 추위 따위는 두렵지 않아 보였다. 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중앙119구조대 백근흠 팀장은 “바람이 불지 않으면 견딜 만 하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바람이 살짝 만 불어도 살이 찢겨 나가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날 선두에 선 박혜영 대원은 “방심하면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에 발걸음 하나 하나가 신경 쓰인다. 하지만 크게 무섭지는 않다”라고 웃어 보였다.



오후 3시께 휴식시간을 맞았다. 구조 단원들은 모닥불에 올려져 있는 주전자에 미리 가지고 온 떡을 넣어 떡을 구웠다. 박 대원은 떡을 기자에게 하나 넣어 줬다. 그러며 “이 떡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떡이다”고 했다.

중앙119구조대는 지난 달 강원도 영월 서강에서도 동계 수난 훈련을 했다. 30cm 두께의 얼음에 성인 남성이 사람이 들어 갈수 있을 정도 크기의 구멍 3개를 뚫어 구조 활동 훈련을 했다. 또 중앙119구조단원들은 아이티와 쓰촨성 대지진, 작년 3월 일본 대지진에 투입돼 생존자 수색 사체 수습 등의 구조활동도 했다.



중앙119구조대원들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출동 준비를 하고 있다.

<무지개폭포(포천)= 김영원 기자>/wone0102@heraldcorp.com
<사진= 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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