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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금융위기 촉발’ 은행장, 기사 작위 박탈
문어발식 인수합병(M&A) 등 무리한 경영으로 영국 은행인 로열뱅크 오브 스코틀랜드(RBS)를 파산지경으로 몰고가 2008년 말 금융위기를 심화시킨 프레드 굿윈 RBS 전 최고 경영자(CEO)의 기사(Knighthood) 작위가 박탈됐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런던 금융산업에 기여한 공로로 2004년 굿윈에게 수여했던 기사 작위를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박탈했다.

굿윈은 은행에서 퇴직한 뒤에도 매년 70만파운드(약 12억6000만원)의 연금을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됐다. 이에 영국 정부는 왕실에 굿윈의 기사 작위 박탈을 권유했고, 왕실은 이를 받아들였다.

여왕은 매년 사회에 공로가 큰 인물들을 골라 최고 훈장인 기사 작위를 수여하는데 1~2명만이 받을 수 있는 영예다. 특히 중대 범죄를 저지른 경우를 제외하고 부실 경영을 이유로 기사 작위를 빼앗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각사무처 대변인은 “그의 CEO로서 영향이 너무도 중대해 예외적으로 기사 작위 박탈이라는 조치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대변인은 또 “금융당국의 조사결과 다른 거시경제적인 요인들과 맞물려 RBS가 금융위기를 촉발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이후 영국이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극심한 침체를 겪게됐다”고 말했다.

RBS의 CEO였던 굿윈은 2007년 네덜란드 경쟁 금융기관인 ABN 암로를 인수하면서 재정상태가 악화돼 2008년 영국 기업 사상 최대인 240억1000만파운드(약 44조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RBS는 2008년 말 450억파운드(약 81조원)에 달하는 영국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았다. 이 은행의 현재 정부 지분은 82%에 이른다.

RBS는 최근 경영진에 대해 고액 보너스를 지급하려다 여론에 밀려 이를 포기하는 등 현재 영국 내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민상식 인턴기자>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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