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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호선 환승할인...시민들의 ‘눈물의 꼼수’
900원 아끼기 위해 출근길 10분 우회하는 사람들
경기도 일산에 사는 직장인 김모(35)씨. 그는 1분이 아쉬운 아침 출근길을 10분이나 돌아서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 인근 회사로 간다. 김씨가 우회 출근은 하는 이유는 요금 900원을 아끼기 위해서다.

김 씨는 먼저 경기도 일산 중산마을에서 M7613를 타고 여의도 증권거래소 정류장에서 하차한다. 이후 바로 9호선을 타지 않고 우선 5호선역 여의도역 출입구를 통해 환승을 한다. 그리고 환승통로를 이용해 9호선을 탄다. 바로 9호선으로 환승을 할 수도 있지만, 그러면 환승요금 할인이 적용되지 않는다. 5호선에서 9호선으로 계단을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해 빠른 걸음으로 10분 가량 더 시간이 소요되지만 9호선 기본요금 900원을 아낄 수 있다.

이처럼 경기광역버스에서 서울 지하철로 환승하는 경우 9호선 역 중에서 김포공항, 당산, 여의도, 노량진, 동작, 고속터미널 등 6개 역은 환승이 가능한 노선을 활용할 경우 9호선 환승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나머지 역은 이런 불편한 꼼수도 통하지 않는다. 무작정 9호선으로 환승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일부 직장인들의 경우 한 두 정거장을 도보로 걸어 환승을 하는 경우도 있다.

벌써 2달째 민간업자인 지하철 9호선과 수도권광역급행버스(국토해양부), 경기순환버스(경기도) 간에 환승 할인이 적용되지 않고 있어 시민들이 ‘불편한 꼼수’를 부려야 할 형편이다. 시민들이 이같은 수고를 겪어야 하는 이유는 환승 할인 손실분 보전을 두고 지자체와 정부기관, 서울시메트로9호선 간에 이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9호선 관계자는 “경기도와 국토해양부로부터 환승 할인으로 발생하는 손실분을 0원도 보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다른 노선은 관계기관으로부터 손실액을 보전 받고 있고, 9호선을 뺀 나머지는 공기업이기 때문에 손실이 생겨도 문제가 되지 않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는 환승 할인이 안 되는 이유에 대해 9호선 측과 서울시의 의지결여를 지적하고 있다. 현재 9호선에서 버스로 갈아타면 경기도와 국토해양부가 환승 손실 부분을 보전한다. 경기도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버스에서 9호선으로 갈아탈 때 9호선이 손실을 보전해야 하지 않나? 경기도는 보전해주는데 서울시는 안 해준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9호선은 의지 결여고 서울시는 나 몰라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관할 지자체가 보전하는 게 맞다면 서울시가 손실분을 보전해야 한다는 논리이다.

서울시는 이미 손실분을 보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9호선측에 지급하는 최소운영수입보장(MRG)에 손실분이 포함돼 있다는 주장이다. 9호선측은 이에 대해 MRG에 환승 손실분 보전금이 포함돼 있지 않다고 반박한다. 서울시 교통운영과 관계자는 “대략 환승 손실분의 60%를 서울시가 MRG로 보전해주고 있고, 나머지를 국토해양부와 경기도에서 보전해주는 게 맞다”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서울시메트로9호선, 국토해양부, 서울시, 경기도 등이 싸우는 사이 시민들만 지하철에서 빙빙 도는 환승을 하며 하루 900원 때문에 불편한 꼼수를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서울시메트로9호선, 서울시, 경기도 등이 추가 협의를 해 나갈 것이라고 했지만 당분간 시민들 부담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이태형ㆍ이지웅, 수원=박정규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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