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치사에 여성 정치인이 리더로 부상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BC 2500년 메소포타미아 도시국가인 우르의 여성 지도자 쿠-바바와 BC 1500년 이집트를 호령했던 여성 파라오 하트셉수트 등의 전설이 남아있지만 여성 정치인의 주류 편입은 20세기 이후에나 이뤄졌다.
1924년 덴마크의 니나 방이 여성 최초로 장관(교육부) 자리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1차 세계대전 후 혁명적 의회를 구성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헝가리, 아일랜드 등에서 여성 국회의원들이 배출됐다.
이후에도 여성 정치인은 극소수 열외자 취급을 받다가 1960년대에 이르러서야 선출직 여성 총리가 처음으로 탄생했다.
스리랑카의 시리바모 반다라나이케 총리가 그 주인공이다.
1974년에는 아르헨티나의 이사벨 페론이 첫 여성 대통령의 영예를 안았다.
이후 여성 정치인의 약진은 전에 없이 빠른 속도로 이뤄졌다.
갈등과 폭력의 정치 문화를 지양하고 감성의 정치가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잡은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여성 정치사에 1999년과 2007년은 기억할 만한 해로 남아 있다.
1999년, 여성 정치인의 참여가 두드러진 스웨덴에서는 남성보다 여성 장관 수가 더 많아졌고(11대 9), 2007년 핀란드에서는 국회의원의 60%를 여성이 차지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브라질, 아르헨티나, 스위스 등 10개국이 여성 대통령을 두고 있으며, 독일, 오스트레일리아, 태국, 아이스란드 등 12개국에서는 여성 총리가 국정을 운영하고 있다. 세계 20개 주요국 모임인 G20 내에서만 독일, 오스트레일리아,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4개국의 국가 수반이 여성이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를 비롯해 한국, 중국, 일본 등 서방과 아시아 주요국에서는 아직 여성대통령과 선출직 총리(의원 내각제)가 등장하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한 때 대세론을 형성했으나 대선 경선에서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에게 패배했고, 국내에서는 박근혜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이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양춘병 기자@madamr123>
y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