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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뿔테안경 고 보좌관, 실체드러나자 정치권 "올게왔다"
고승덕 의원에게 노란 색 돈봉투와 ‘박희태’라는 이름이 박힌 명함을 건내준 인물로 고 모 보좌관이 주목받고 있다. 당사자로 지목된 고 보좌관은 11일까지 철저하게 함구하고 있지만, 향후 검찰 수사에서 그가 밝힐 돈 주인의 정체, 윗선의 연결고리에 정치권은 주목했다.

고 씨는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이 돈봉투를 받았다고 폭로했던 2008년 전당대회 당시 박희태 후보 캠프에서 일했다. 또 17대부터 박 의원의 비서로 함께했다. 국회의원의 사소한 것 하나까지도 함께하고, 그들의 손발이 되곤 하는 비서로 박 의원으로부터 신임을 받고 있었다는 반증인 셈이다.

그래서 “검은 뿔테 안경을 쓴 30대 초중반의 남성이 전당대회 하루 이틀 전 노란색 봉투가 잔뜩 들어있는 쇼핑백을 들고 의원실 여직원에게 300만 원이 든 돈봉투를 건내줬다”는 고 의원의 폭로 직후 유력한 당사자로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그가 고 의원 비서에게 전해준 봉투에는 박희태라는 이름이 찍힌 명함도 함께 있었다. 또 다음 날 고 의원의 비서를 통해 이 돈봉투를 되돌려 받기도 했다.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는 전당대회 돈봉투 파문의 한 가운데 선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고 씨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감하고 은밀할 수 밖에 없는 돈 봉투 전달을 담당했던 그의 위치 때문이다. 당시 박희태 후보의 이름으로 뿌려진 돈의 전체적인 규모와 고 의원 외에 동봉투를 받은 의원들도 그의 입을 통해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의 남은 통치자금’, ‘친이계 비자금’ 등으로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돈의 출처나 정체도 고 씨를 통해 확인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고 씨가 고 의원 비서에게 돈봉투를 건내주며 “꼭 고 의원에게 전해달라” 강조했던 것도 그 내용물의 규모와 의미를 잘 알았기에 나올 수 있었던 말이라는게 정치권의 추정이다.

고 씨가 최근 행보도 본인 역시 이런 정치권의 불편한 시각을 고스라니 반영하고 있다. 당시 상황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4년전 일이라 잘 기억나지 않는다”며 말을 돌리고, 또 사건 당사자로 지목받은 이후에는 자택 또는 모 처에서 은신했던 것도 자신의 말 한마디가 몰고올 후폭풍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검찰이 고 씨에 대한 직접 수사에 고삐를 죄기 시작한 이상, 이번 돈봉투 파문이 박희태 의장 개인이 아닌 당 전체적인 돈 문제로 커질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사태의 확산을 우려했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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