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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수→중도, 중도→진보…‘분노’가 이끈 정치적 전향
정치성향과 세대차이
“지금까지 겪어온 어려움

기성세대 이기주의가 한몫”

두달새 ‘나 진보’ 4.2%P 상승


헤럴드경제와 케이엠조사연구소 공동 의식조사 결과 “나는 진보다”라는 응답이 F세대(1966~1974년생)(45.4%)가 20, 30대(1975~1992년생)(41.8%)보다도 높게 나온 점은 예상밖의 결론이다.

F세대는 ‘중도’ 34.0%, ‘보수’ 20.6%로 응답했다. 2030세대는 ‘중도’ 43.8%, ‘보수’ 14.4%였다. 2030세대에게서 중도가 크게 늘어난 점은 작금의 정치권 표심잡기 경쟁과 맞물려 정치공학의 중요한 재료로 작용할 것 같다.

F세대는 왜 ‘나 진보’라고 했을까. 20대부터 20년간 인고의 세월을 보냈던 한이 정치성향을 진보화시켰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속단은 금물이다. 4년 전 총선 때 이들 중 절반 이상이 한나라당에 50% 안팎의 표를 던진 적이 있기 때문이다.

문화생활은 F세대가 비교적 다채롭다. 베이비붐 세대 및 고령층에 비해 TV를 본다는 의견이 다소 낮았고, 독서나 여행, 영화, 등산을 즐긴다는 응답자가 큰 차이 없이 비슷비슷하게 나타났다. 20, 30대 초반의 젊은 층은 영화 감상이 눈에 띄게 많았고, 베이비부머는 등산 비중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높았다.                                                                                            [헤럴드경제 DB]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는 진보 23.0%, 중도 42.4%, 보수34.6% 였고, 은퇴기고령층(1954년 이전 출생자)은 진보 14.8%, 중도 35.4%, 보수 49.8%라고 답했다.

응답자 2000명 전체의 성향은 진보 31.3%, 중도 38.8%, 보수 29.9%로 답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헤럴드경제ㆍ케이엠조사연구소 조사 결과(진보 27.1%, 중도 41.5%, 보수 31.4%)에 비해 진보가 보수를 제치고 순위바꿈에 성공했다.

불과 석달 사이에 ‘나 진보’라는 응답은 4.2%포인트 상승했고, ‘나 보수’라는 입장은 1.5%포인트 줄었다. 이명박 정권의 실정과 비리에 대한 잇단 고발과 새로운 정치체제를 향한 개혁 요구가 거세지면서, 보수층이 중도로, 중도층이 진보로 연쇄 이동하는 현상을 빚은 것으로 해석된다.


취업 단계에서부터 IMF 구제금융기로 어려움을 겪고, 벤처붐 때 창업 또는 주식투자에 나섰다가 큰 손의 돈장난에 허무하게 무너졌으며, 커진 사교육시장 때문에 생활비 부담이 가중되고, 결국 어렵게 산 집값마저 떨어지는 상황을 겪은 것은 선배들의 ‘세대 이기주의’가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F세대의 인식이다. 이는 ‘분노’로, 정치적 전향으로 현실화했다는 것이다. 정치쇄신과 함께 균형적이고 지속가능한 분배구조의 재정립 없이는 세대간 갈등과 대결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한국일보가 성인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공동조사(2011년 말)한 결과, 진보 28.8%, 중도 51.4%, 보수 19.8%로 나타났다. 이는 2004년 같은 조사(진보 31.7%, 중도 38.9%, 보수 28.3%)에 비해 보수가 8.5%포인트 급감한 것이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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