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하이트 맥주의 굴욕…오비맥주 지난해 출고량 50% 돌파
하이트진로가 15년만에 대한민국 맥주 챔피온 자리에서 물러나는 굴욕을 맛봤다. 카스를 앞세운 오비맥주의 크로스 카운트 펀치를 맞고 KO패한 것이다. 

4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작년 1∼10월 카스 등 오비맥주 전체 제품의 출고량(수출 포함)은 7794만500상자로 시장점유율 50.22%를 기록했다. 하이트진로의 출고량은 7725만7400상자로 점유율이 49.78%였다. 오비맥주가 총출고량 누계에서 하이트맥주를 앞지른 것은 1996년 이후 15년만이다.

하이트진로의 추락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예고됐다. 지난해 8월 45.1%, 9월 49.2%를 기록하는 등 하이트진로의 맥주 시장점유율이 2개월 연속 오비맥주에 밀리기 시작했다. 오비맥주의 이러한 선전에 일등공신은 단연 카스였다. 작년 1∼4월만 해도 양사의 주력 제품인 카스와 하이트의 월별 출고량은 엎치락 뒤치락하다가 5월 부터 카스가 앞서기 시작했다.

작년 5월 카스는 662만상자, 하이트는 609만상자였고 8월에는 카스가 799만상자, 하이트가 570만상자를 기록하면서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카스는 오비맥주가 두산그룹에 속해있던 2006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던 진로로부터 인수한 브랜드다. ‘적’으로 부터 넘겨받은 ‘입양아’가 큰돈을 벌어준 효자가 된 셈이다.

오비맥주의 역전은 작년 1월 국내 출고량 기준으로 카스가 43.1%의 비중을 차지하면서 월별 점유율에서 하이트를 1.3%포인트 추월했을 때 예고됐다. ‘만년 2등’이었던 카스가 하이트를 앞지른 것은 카스가 출시된 1994년 6월 이래 처음이었다. 당시 업계에서는 ‘반짝 추월’이 아니냐는 시각이 있었지만, 이제는 점점 격차가 벌어지는 양상이다.

2008년까지만해도 시장 점유율에서 20%포인트 뒤졌던 하이트는 만 3년여만에 역전을 일궈냈다. 카스는 ‘톡 쏘는 맛’이라는 개념을 앞세운 카스 후레쉬를 선봉으로 레몬과즙맛을 살린 카스레몬, 저칼로리 맥주인 카스 라이트 등을 잇따라 내놓고 젊은층을 공략했다.

20∼30대 소비자층의 미각을 자극하는 마케팅을 집중적으로 펼친 것이 효과를 봤다는 오비맥주의 설명이다. 지난해 3월 출시돼 눈길을 끈 OB골든라거도 점유율 상승에 일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5년만에 1위 탈환을 한 오비백주에겐 달갑지 많은 않다는 입장이다. 실제 오비맥주의 경영진은 이번 1위 탈환이 하이트진로가 작년 8월 이후 세무조사가 연장되고 있고 맥주(하이트)와 소주(진로)의 통합 작업에 따른 혼선으로 영업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데 따른 반사이익에 불과하다며 15년만의 황제 부활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모습이다.

더욱이 맥주값 인상을 추진해온 오비맥주의 입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 탈환이라는 희소식은 오히려 맥주값 인상의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데다 대주주인 외국계 사모펀드(KKR)의 매각설까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달갑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오비맥주가 15년만의 1위 탈환이라는 쾌거에도 불구하고 이상할 정도로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최남주 기자 @choijusa> calltaxi@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