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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무역영토 ‘넘버3’…경제지도 다시 그린다
세계 GDP 61% 차지 美

FTA로 한국 경제영토 편입


우루과이·태국·필리핀도

한국에 잇단 러브콜 전망


일본도 TPP 적극 참여

中 역내 주도권 확보 사활

ASEAN+3 공동체 전망도

정치 외교적으로는 분명히 존재하는 국경선. 하지만 글로벌 경제에서 지도는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지도와는 완전히 다르게 그려지고 있다.

발효를 목전에 두고 있는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은 동아시아의 손바닥만한 나라 한국의 경제영토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넓혀놨다.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61%가 우리 경제영토로 편입되면서 경제영토로만 치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넓은 영토를 갖게 된 셈이다. 이는 미국 EU 등의 경제영토를 능가할 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 경쟁국 경제영토의 4배 수준에 달하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자유무역협정(FTA) 등 지역무역협정(RTA) 체결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남미의 맹주 우르과이도 한국과의 FTA 체결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고 이미 아세안(ASEAN) 공동체로 한국과 FTA를 맺은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이와는 별도로 보다 세분화된 FTA를 맺고 싶어 안달이다. 모두 한국 시장을 자국의 경제영토로 만들고 싶어하는 국가들이다.

▶이미 시작된 세계1차 경제대전=한국이 미국과 EU 등과 매머드급 FTA를 잇따라 성사시키자 가장 긴장한 곳은 일본이다. 일본은 캐나다 멕시코와 함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참여키로 결정했다.

특히 한국 등 경쟁국에 뒤처진 상황을 만회하기 위해 2010년 11월 EPA 기본방침을 발표해 추진을 가속화했다. EPA란 ‘포괄적 FTA’를 의미하는 경제연계 협정(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을 말한다.

중국은 아시아 역내 주도권 확보가 최급선무다. 이를 위해 인접국 및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국가들을 FTA 대상으로 꼽고 있으며 특히 최근에는 자원 보유국들과의 FTA에 보다 적극성을 띠고 있다.

미국은 현재 불어닥친 경제침체를 극복하고 글로벌 교역체계 강화를 통해 아메리칸 스탠더드(American Standard)로 대표되는 미국의 가치 확산이라는 전략하에 FTA를 추진하고 있다. 물론 한국과의 FTA도 미국에는 같은 맥락이다.

미국은 현재까지 반테러 정책의 일환으로 중동 국가와 중남미 국가들 위주로 NAFTA 등 총 14건의 FTA를 체결했지만 2006년 이후로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한국, 파나마, 콜럼비아와의 FTA를 비준한 바 있다. 대신 이미 2010년부터 다자 간 FTA로 통하는 TPP 협상에 집중하는 것이 증거다.

총만 안 들었을 뿐 ‘1차 세계 경제 대전’으로 이름을 붙여도 될 법한 경제영토 확대 전쟁에 뛰어든 것이다.


▶동아시아 경제 통합 가능할까?=이들이 전략적 이합집산을 통해 노리는 가장 노른자위 시장은 동아시아다. KDI는 ‘성장-안정-연대의 공동체 구축’ 보고서를 통해 ‘ASEAN+3’ 공동체를 중심으로 동아시아 지역의 통합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동아시아 지역을 장기적으로 하나의 시장, 하나의 문화, 하나의 공동체로 통합한다는 장기적 비전에 따라 지금까지 기능적 접근만을 중심으로 전개되던 것을 지역통합이란 경제적 이해(economic interests), 정치적 의지(political will), 사회적 결속(social cohesion)의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재설정해야 한다는 논리다.

전홍택 KDI 선임연구위원은 “이를 위해 우선 한ㆍ중ㆍ일 3개국을 중심으로 경제통합계획을 추진하고, 다음 단계로 경제적 성과가 크고 거시경제 지표가 양호한 ASEAN 국가들을 점차 포함시키면서, 최종적으로 ‘ASEAN+3’ 전체 국가를 참여시켜 나아가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한ㆍ중ㆍ일 통합의 첫발은 최근 각국 정부를 통해 추진되고 있는 한ㆍ중ㆍ일 FTA로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해석도 함께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위치는 중국과 일본의 중간자적 위치다. 역사부터 경제까지 모든 분야에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양국을 중재하고 상호 간의 이해관계를 조절하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양쪽에서 모두 이득을 취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 포지션을 구축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다.

국제무역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세계 교역에서 FTA 발효국 간 교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48%에 달한다. 현재 발효된 지역무역협정의 68.2%는 최근 10년 내에 체결된 것들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런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경제영토 대국으로 인정받고 있는 한국. 세계는 한국이 어떤 국제 경제 전략을 구사할지 숨죽이고 지켜보고 있다.

윤정식 기자@happysik

yj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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