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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8개월 앞두고 치러지는 내년 4·11총선…여야 대선주자들‘존재감’부각 새해부터 본격 스퍼트
한나라 비대위 맡은 박근혜

여권 유력 대선주자로 조기등판

재창당 뛰어넘는 쇄신 의지

과정 자체가 정치적 승부수

신당창당·출마설 부인 안철수

정치권서 한발 물러났지만

연대 후보군 대거 출마 가능성

‘제2 박원순’만들기 나설수도

정몽준·김문수·이재오 등

여권 후보군 서민행보 총력

문재인·정세균 등 야권 잠룡

“총선 승리 견인” 잇단 출사표



아직 100일도 더 남은 4ㆍ11 총선을 앞두고, 대선 주자들의 행보가 벌써부터 뜨겁다.

차기 대선을 8개월 앞두고 치러지는 이번 총선이 의회 권력을 새로 선출하는 단순한 의미를 넘어, 차기 대선의 풍향계라는 인식 때문이다.

역동성이 큰 우리나라 정치 특성상 정국의 흐름을 뒤바꿀 만한 돌발 변수가 언제든지 터져 나올 수 있어 결과를 섣불리 장담할 수는 없지만 대체로 총선에서 승리하는 쪽이 대선을 유리한 입장에서 끌고 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선 아예 ‘총선승리=대선승리’, ‘총선패배=대선패배’ 를 등식처럼 여기고 있다.

실제로 총선과 대선을 같은 해에 치른 지난 1992년 당시,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민자당 149석 획득)은 그대로 대선(민자당 김영삼 후보 당선)까지 이어졌다.

▶박근혜 조기 등판=한나라당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는 지난 2006년 6월 대표직 퇴임 이후 5년 5개월 만에 총선사령탑을 겸하는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총선 지휘에 나섰다. 박 비대위원장의 전면 등장이 앞당겨진 데는 올 한 해 요동쳤던 정치적 격변도 한몫했다.

박 비대위원장이 각종 대권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달렸던 독주 구도는 9월 초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과 함께 정치권에 등장하며 깨졌다. 박 비대위원장은 ‘안풍(安風)’으로 위기에 빠진 정당정치를 지키겠다는 명분으로 10ㆍ26 재보선의 지원에 뛰어들어, 현 정부 출범 후 고수해온 정치적 칩거를 끝내고 정치의 전면으로 복귀했다.

이어 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으로 여권이 총체적 위기에 빠지자 그는 사퇴한 홍준표 대표에 이어 당 비대위원장으로 ‘공룡’ 한나라당의 운영을 짊어졌다. 박 비대위원장은 한나라당에 재창당을 뛰어넘는 쇄신의 메스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을 회생시키는 과정 자체가 그의 총선ㆍ대선 행보이고, 정치적 승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나라당 핵심 당직자는 “이번 총선은 대선으로 가는 분수령”이라며 “박 비대위원장이 총선 전면에서 정책쇄신은 물론 공천과정에서 투명하고도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인적쇄신을 강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안풍(安風)’ 위력 시험대 =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신당창당ㆍ서울 강남 출마설’을 부인하며 정치권에서 한발 물러남에 따라 이번 총선에서 안 원장의 직접적인 선거 행보는 볼 수 없을 전망이다. 그러나 이른바 시민정치를 표방하는 ‘안철수 연대’ 형식의 후보군들이 대거 출마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고, 안 원장이 직접적으로 대선 포기를 선언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총선은 안풍의 간접적인 시험대가 될 공산이 크다.

이에 따라 정가에서는 안 원장이 총선 결과를 살핀 후에 대선 출마 여부를 최종 결심할 것이란 분석들을 내놓고 있다.

안 원장이 뒤늦게라도 출마를 결심한다면 야권에 편입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그가 신당을 만들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다 “현 집권세력이 한국 사회에서 정치적 확장성을 갖는 것에 반대한다” 며 ‘반(反) 한나라당’ 스탠스를 취했기 때문이다.

반면 안 원장이 끝까지 불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국정은 물론 여의도 정치 경험이 사실상 전무한 상태에서 최고의 정무적 자리인 대통령직 도전을 선뜻 결심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안 원장은 ‘대통령병’에 걸린 사람이 아니다. 국정운영 능력이 있는지 스스로 확신이 없는 것같다”며 “안 원장의 삶에 비춰 불출마 가능성이 높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이런 분석은 안 원장이 ‘제2의 박원순 만들기’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으로도 연결된다.

안 원장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후보 지지를 선언한 이후 5%에 머물던 박 후보의 지지율이 40%대로 수직상승한 것처럼 킹메이커 역할을 할 공간은 충분하다는 뜻이다.


▶ “나도 있다” 제 3의 후보 = 박근혜, 안철수 외에 후발 주자들의 움직임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여권에선 대선 잠재 후보군인 정몽준 전 대표와 김문수 경기지사, 이재오 의원 등도 각자의 위치에서 일정 역할을 하며 존재감을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정 전 대표는 내년 초 4권의 저서 출간을 준비하는 등 정책비전 구상에 몰두했고, 김문수 경기지사는 택시 운전자격증 등을 활용해 서민들과의 접촉면을 넓혀가며 서민행보에 주력하고 있다. 정치평론서를 출판하고 전국적인 사인회 행사를 가졌던 이재오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서울 은평을) 다지기에 집중하며 ‘낮은 자세’를 이어갔다.

이들의 지지율은 급반등하지는 않았으나 앞으로 독자적인 쇄신 목소리를 내면서 박 비대위원장과 각을 세울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당 핵심 관계자는 “총선에서 존재감을 부각시키지 않으면 대선은 없다는 위기 의식이 팽배하다” 면서 “이 때문에 박 비대위원장뿐 아니라 정몽준 전 대표와 김문수 지사 등도 한시적 연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야권에선 민주통합당의 손학규 전 대표와 정동영 전 최고위원이 선거 전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손 전 대표는 야권통합을 주도해 성공시키는 결실을 맺었고, 정 전 최고위원은 ‘담대한 진보’ 노선으로 진보 진영의 대표주자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또 정세균 전 최고위원은 내년 총선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강조하며 서울 종로구 출마를 선언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민주통합당에 합류하며 정치권에 뛰어들었다.

야권통합이 마무리되며 이들 주자의 스퍼트는 내년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양춘병기자/@madamr123>
/ 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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