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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NS 꿈도 못 꿀 최고 폐쇄국가…반역파 지속 숙청 구심점도 없어
그래도 ‘평양의 봄’은 없다 왜?
중동의 ‘재스민 혁명’처럼 북한에도 새 바람이 불 수 있을까.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 체제의 특성상 평양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진단한다.

우선 가장 큰 이유로 북한 사회의 폐쇄성을 꼽을 수 있다. 북한은 세계 유일의 폐쇄ㆍ통제 사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집트ㆍ튀니지 등 아랍의 봄을 불러온 일등 공신은 트위터 등 시민들의 활발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였다. 휴대폰으로 자국의 정치 상황이 실시간 전 세계에 유포하면서 독재자 퇴진에 일등 공신이 됐다.

반면에 북한 주민에게 이 같은 SNS를 기대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20일 로이터 등 외신은 올해 북한의 휴대폰 사용자가 1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지만 대부분의 사용자는 평양 엘리트와 권력층이다. 한 탈북자는 “북한에서 손전화(휴대폰)을 구입하려면 350달러(약 40만원)가 든다. 반면 노동자 한 달 평균 임금은 15달러(약 1만7000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일반 주민들은 높은 가격 때문에 살 엄두도 못내는 것이다. 중국 통신망을 이용해 편법으로 휴대폰을 구입할 수 있지만 국경지역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또 하나는 구심점의 부재다. 시민혁명에는 모래알 같은 구성원들의 의견을 한 데 모으는 구심점이 필요하다. 하지만 북한 엘리트는 거의 다 군부로 구성돼 있어 이런 역할이 불가능하다. 더군다나 이미 체제에 반대하는 반역파들은 제거됐을 거라는 관측이 파다하다.

북한과 중국에 정통한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북한 주민들의 봉기는 파워 엘리트 형성이 안 돼 있어 쉽지 않다. 군부 내 암투는 가능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피터 휴즈 평양 주재 영국대사도 국내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북한에서 재스민 혁명이 발발할 가능성은 없다. 아직 시민사회가 형성되지 않았고, 불만표출의 구심점이 없을 뿐더러 북한 이외의 외부와의 전화통화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으로의 전망도 그렇게 밝지만은 않다. 천안함ㆍ연평도 사태 이후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는 강화됐고 북한은 중국 의존도를 더 높이는 상황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후에도 권력층은 이해관계 속에서 집단 지도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미국과 중국은 일치된 목소리로 북의 ‘현상유지’를 바란다. 급격한 혼란이 오히려 동북아 정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다. 한국을 포함한 다른 주변국들 역시 북한 내부에서 갑작스럽게 동요하는 상황은 바라지 않는다.

필립 크롤리 전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트위터에 “김정일의 사망은 ‘평양의 봄’으로 가는 문을 열 수 있겠지만 북한은 정상 국가가 아니다”라며 시민들의 아래로부터의 혁명 가능성을 낮게 봤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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