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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팸셀’이 알뜰쇼핑 대세…그들만의 반값은 없다

임직원 대상 비공식 행사

블로그·SNS 발달로 대중화

인터넷 카페엔 정보 수두룩


소비자 입소문 막강

재고정리·홍보수단 각광

마케팅 전략 1순위 부상



서울 강서구 공항동에 거주는 회사원 이승호(39) 과장은 보드 마니아다. 겨울이면 시즌권을 끊고, 주말내내 스키장에서 사는 그에게 보드복 구입은 연례 행사나 마찬가지다. 주로 아울렛과 온라인몰을 애용하는 소문난 짠돌이지만 매년 아내 옷까지 한꺼번에 구입하다 보면 늘상 100만원 가까운 많은 돈을 지불해야 했다.

하지만 올해는 기능ㆍ패션 등 기존 제품에 뒤지지 않는 품질 좋은 보드복을 예년의 절반 가격으로 장만했다. 모 패션업체에 근무하는 지인이 살짝 귀띔해준 ‘패밀리 세일’에 다녀왔기 때문이다.


▶문턱 낮아진 그들만의 리그…‘반값 할인’=‘패밀리 세일’은 주로 명품 업체와 대형 패션기업들이 재고정리ㆍ복리후생 차원에서 임직원을 상대로 진행하는 비공식 세일 행사다. 하지만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ㆍSNS 정보통신망이 발달하면서 일반 소비자들도 ‘그들만의 반값 세일’ 대열에 합류해 알뜰쇼핑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특히 온ㆍ오프라인을 샅샅이 뒤져 ‘최저가’를 찾아내야 직성이 풀리는 알뜰 쇼핑족에게 ‘패밀리 세일(팸셀)’은 이미 평범한 일상이다. 회원 수 20만명이 넘는 네이버 카페 ‘패밀리 세일’에선 월별ㆍ브랜드별 패밀리 세일 정보가 일목요연하다.

또 ‘팸셀족’은 최고 또는 최악의 패밀리 세일 투표를 통해 기업과 브랜드 이미지에 영향력도 행사하고 있다. 여기에 ‘캘린덕’처럼 각종 세일 정보를 알려주는 앱도 인기다. ‘그들만의 할인’으로 통하던 패밀리 세일이 소비자가 함께 동참하는 반값 할인행사로 탈바꿈한 것이다.

▶재고 정리에 홍보까지…세일의 진화=패미리 세일이 의류업체의 재고정리는 물론 브랜드 홍보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패밀리 세일을 이용한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입소문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청담동 프리마 호텔에서 ‘스타럭스’의 팸셀을 진행한 홍보대행사 유끼의 최재은 사원은 “최대 80% 할인행사로 본사 직원들보다 일반 구매자들이 더 많이 찾아와 계산하는데 40분씩 걸렸다”며 “재고정리와 브랜드 홍보까지 한꺼번에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가족’만 할인 받을 수 있던 이 같은 ‘은밀한’ 세일이 최근엔 브랜드와 기업을 불특정 다수에게 알리는 1순위 마케팅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는 셈이다.

▶실속없는 패밀리 세일…옥석 가려야=패밀리 세일에도 어두운 그림자는 있다. 기업들이 우후죽순처럼 패밀리 세일을 개최하면서 각종 부작용이 양산되고 있고, 반품 환불 관련 소비자 불만도 나오고 있다. 실제 최근 모 스포츠 브랜드의 패밀리 세일에서 운동화를 구입한 회사원 김진주(31) 씨.

김 씨는 “팸셀의 이점은 아울렛이나 온라인몰에 없는 제품을 발견하는 일인데 최근 장만한 신발과 똑같은 제품이 인터넷몰에서 비슷한 가격으로 팔리고 있다”며 “이름만 패밀리 세일일 뿐 평범한 세일행사와 차이가 없다”며 불쾌한 심정을 토로했다. 패밀리 세일을 진행하는 기업들도 고민에 빠졌다. 패밀리 세일이 대중화되면서 ‘비공개 세일’의 원칙이 유명무실해졌기 때문이다.

일부 업체는 아예 패밀리 세일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이상호 LG패션 과장은 “백화점ㆍ아울렛보다 저렴한 팸셀ㆍ샘셀이 소비자들에겐 매력적이다. 일부러 찾아오는 고객을 막을 순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제품에 문제가 있어도 반품ㆍ교환이 되지 않아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동미 기자/ pd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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