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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리스크, 당장 가장 무서운 것은 환율&부채 증가
항공ㆍ해운 등 부채평가 앞두고 28일 직후 환율변동성 촉각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과 관련한 쇼크가 시장에서 진정세를 보임에 따라 기업 비상경영 수위도 한결 낮아졌다. 대북사업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대부분 주요 그룹은 해외네트워크를 통해 대북정보 라인망은 가동하고 있지만 ‘직접적 영향권’은 아니라며 일상적 경영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북한변수에 여전히 촉각을 기울이는 기업도 많다. 특히 환율에 민감한 항공, 해운업종 들이다. 항공사와 해운업체는 이달말 외화 정산을 통해 부채 등 장부평가액을 기재하면서 회계장부를 처리한다. 이 장부평가액은 내년초 신용등급을 좌지우지한다. 한 해 장사를 잘해 부채가 줄어들게 되면 그만큼 신용이 올라가 내년 사업 전망이 밝아지는 셈이다.

문제는 장부평가 시점이 김 위원장 장례식 바로 직후라는 것이다. 장례식이 전세계에 방송되면 다시 한반도리스크가 불거지고, 환율이 급등할 것이 뻔하다. 지난 19일 원/달러 환율은 1160원에 출발했으나 김 위원장 사망이 보도된 후 결국 16.2원이나 급등한 1174.8원으로 마감했다. 이후 환율은 진정세를 보였지만 28일 전후로 또다시 두자릿수 이상 환율이 오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심각한 것은 환율이 두자릿수 이상 오를 때 항공ㆍ해운업계가 장부 평가를 하게 되면 부채가 증가한 채 계상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대개 환율이 10원 오를 때 600~700억원의 평가손익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하루 만에 장부상엔 수백억 부채가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며칠 후엔 환율이 빠져 그만큼 손실이 줄어든다해도 이미 내년 신용등급에 영향을 주는 회계장부는 마감됐기에 소용이 없는 것이다.

일부 업종에서 장기적인 북한리스크 관리도 중요하지만 당장 눈앞의 ‘환율 급등’이 최대 악재라며 비상등을 켜고 있는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

임상혁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부채가 늘어나면 아무래도 대외신용에 영향을 받아 자금조달 비용 증가 등 부담이 생길 수 밖에 없다”며 “해당 업종 업체로선 세련된 환율 대응전략이 필요하게 됐다”고 말했다.

항공업계는 이에따라 이달말 단기적인 환율상승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리스료 등 외화를 정산할 시점에 원/달러 환율이 어떻게 되는지 정말 중요하다”며 “항공기마다 계상하는 시점이 다르지만 환율상승이 일어나는 날과 정산하는 시점이 겹치면 부채가 늘어날 수 밖에 없어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항공유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같은 항공유를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구입해야 한다는 것도 부담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달러 부채는 65억달러 수준이며 연간 사용하는 항공유는 3300만배럴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환율이 10원 가량 오를 때 약 640억원의 외화평가손익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영상ㆍ김상수 기자 @yscafezz>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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