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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로섬 게임’방패 들어라
증시 혼조세…기관 투자동향 살펴보니
유로존 위기 등 대외악재에

방어적 섹터로 수익률 수성

유틸리티·필수소비재 각광

한달간 3798억규모 순매수



‘수익률 제로섬(zero sum) 게임에서 이기려면 방어주를 공략하라.’ 

요즘 여의도 증권가에 불문율로 통하는 말이다. 그만큼 내년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이 어둡다. 유로존 재정위기 등으로 불어닥친 글로벌 경제 둔화가 내년 국내 증시를 옥죌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내 기업들의 이익증가율도 5% 내외로 급격히 떨어질 개연성이 높은 것도 부담이다. 국내 기관들이 최근 유틸리티나 필수소비재 같은 방어주 공략을 통해 수익률 수성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변동성에 시달리는 국내 증시를 떠받치고 있는 기관이 최근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종목은 대부분 유틸리티나 필수소비재로 압축된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기관은 지난 한 달간(11월 16일~12월 15일) 유틸리티 업종에서만 379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특히 이달 들어 유틸리티 업종에 대한 순매수 강도는 예전보다 세다. 종목별로도 한국전력을 2701억원 규모로 사들인 것을 비롯해 한전KPS(676억원), 한국가스공사(419억원) 등을 집중적으로 매수하고 있다.

기관의 러브콜은 필수소비재에도 집중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농심, 대상, 롯데제과, 롯데삼강 등의 종목에 순매수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필수 소비재 업종 전체적으로 비록 최근 한 달간의 순매수는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지만, 이달 들어서는 연일 필수 소비재 종목들을 사들이는 강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게다가 유틸리티와 필수 소비재의 경우 국내 수급의 양대축인 기관과 외국인이 번갈아가며 매물을 받아주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기관이 팔면 외국인이 받쳐주고, 반대로 외국인이 내놓은 매물은 기관이 사들이는 형국이다.

최근 들어 유틸리티와 필수 소비재가 각광 받는 데에는 방어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이익성장률이 둔화되는 형국에서는 주당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이지만 개선의 여지가 있거나, 원자재가 인상 등을 고스란히 소비자가에 전가할 수 있어 안정적인 이익창출이 가능한 기업들의 주가가 방어능력이 상대적으로 뛰어나다.


실제 전문가들은 내년 기업들의 이익성장률이 5% 내외로 급격하게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익성장률이 둔화되는 구간에선 올해 주식시장을 이끌었던 성장주 등이 오히려 화(禍)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방어능력이 뛰어난 종목군으로 갈아타는 것이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업들의 이익증가율이 떨어지고 있는 데다, 내년 국제경기 성장둔화 등의 전망으로 인해 기관들이 상대적인 비교에서 방어적 섹터의 종목들을 골라내고 있다”고 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주식시장이 변동성 확대 국면임을 고려할 때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저베타 플레이어와 같은 방어적 성격을 갖고 있는 종목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한석희 기자/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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