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상처입은 박근혜, 탈당 도미노 막아낼까
1주일만에 공개석상 등장…소장·쇄신파 ‘불통’ 비판·재창당 논란 잠재울까 주목
‘불통(不通)’을 이유로 소장ㆍ쇄신파로부터 역습을 당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14일 입을 연다. 홍준표 전 대표의 사퇴로 촉발된 한나라당 쇄신 논의가 정태근, 김성식 두 의원의 ‘탈당’ 사태로까지 번지는 가운데, 논란 한가운데 서 있는 박 전 대표가 1주일의 침묵을 깨고 마침에 전면에 등장하는 것이다.

14일 박 전 대표는 서울 신촌동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고(故) 박태준 전 포스코 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본인이 중심이 되는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이 논의된 지 1주일여 만에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등장한 것이다. 또 두 의원의 탈당 발표 직후 황우여 원내 대표와 직접 통화하는 등 본격적인 비대위원장으로서의 행보에도 나섰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표의 행동이 너무 늦어 한나라당의 내홍이 ‘탈당’으로까지 번졌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소장ㆍ쇄신파의 실망과 분노, 그리고 친박계의 의심 어린 시선 사이의 간극이 수습 불가능할 정도로 벌어졌다는 의미다.

전날 조건부 탈당을 공개선언했던 김성식 의원은 “지난 4~5일간 (박 전 대표와 만나기 위한) 시도가 있었고, 노력했지만 다 안 됐다”며 박 전 대표를 겨냥했다. 지난 1주일 동안 자택에서 두문불출하며 대리인을 통해 간접적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박 전 대표 측의 모습에 대한 실망과 좌절감이 탈당의 배경이라는 뜻이다.

김 의원 등 쇄신파들은 홍 전 대표 사퇴와 동시에 쇄신과 재창당에 관한 문건을 친박계 의원을 통해 전달하고 지난 13일에는 면담까지 요청했지만, 돌아온 것은 재창당 주장을 일축하는 친박계 의원들의 의총 발언뿐이었다. 박 전 대표를 둘러싼 친박계 의원들의 높은 벽에 막혀, 자신들의 진심이 전달되지 못해 결국 탈당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박 전 대표와 불통으로 촉발된 두 의원의 탈당은 박 전 대표의 소통 스타일에 대한 쇄신 요구로 번지는 모습이다. 수도권 초ㆍ재선 친이계 의원들과 함께 재창당을 요구하고 있는 원희룡 의원은 “박 전 대표의, 소위 대리인이라는 사람들이 박심(朴心)을 전달하는 정치 행태가 없어져야 한다”며 “박 전 대표도 봉건시대의 수직적 의사소통이 아닌, 직접 국민 누구와도 소통해야 한다”고 탈당 움직임과 관련한 박 전 대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동안 ‘격’을 내세워 자신의 의지를 전달하고, 이를 친박계 의원들이 받아 행동에 옮기는 소통 방식을 바꾸는 것이 친박 해체의 길이라는 의미다.

그러나 이들 소장ㆍ쇄신파를 바라보는 친박계 의원들은 의구심을 거두지 못했다. 한 친박계 의원 관계자는 “소장ㆍ쇄신파 의원들의 주장과 박 전 대표의 입장 사이의 차이점을 도저히 찾아보기 힘들다”며 “오히려 소장ㆍ쇄신파들이 그때그때 말을 바꾸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소장ㆍ쇄신파의 요구에 따라 박 전 대표가 비대위 전면에 나섰고, 재창당 논란도 재창당에 버금가는 쇄신 노력으로 사실상 조율된 상황에서 느닷없는 탈당 선언 배경에 의구심을 보낸 것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소장ㆍ쇄신파가 탈당이라는 카드까지 꺼낸 이상, 이를 봉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추가로 예상되는 탈당 확산을 막고, 재창당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에 따라 박 전 대표의 영향력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