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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이라크 침공, 역사가 평가”…오바마 재선 승부수
2003년 3월 20일 발발한 이라크 전쟁이 마침내 종지부를 찍게 됐다. 미국이 올해 안에 이라크 주둔 미군을 완전히 철수하기로 재천명함으로써 작전명 ‘이라크의 자유(Freedom of Iraq)’는 9년 만에 역사의 뒤안 길로 사라진다. 사담 후세인 정권이 대량살상무기(WMD)를 개발하고 있다는 명분을 내세워 시작된 이라크 전쟁은 이라크에 WMD가 없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실상 ‘실패한 전쟁’으로 평가된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이라크 원유를 확보하기 위해 벌인 ‘석유전쟁’이라는 비난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02년 이라크 전쟁은 ‘멍청한 전쟁(a dumb war)’이라던 자신의 견해에서 한발 물러나 “이라크 침공은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철군 후 경제개발 총력..제2 무바라크 우려도=오바마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누리 알 밀리키 이라크 총리와 회담을 갖고 현재 이라크에 주둔중인 미군이 연말까지 모두 철수한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는 “향후 이라크와 정상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이라크 경제개발 지원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향후 미군의 이라크 지원과 관련해 ‘무기 지원 필요성’도 논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라크 국민과 국경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지원방안을 추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보수성향 미국기업연구소의 프레드 카간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이집트에 공급한 엄청난 군사 원조를 상기시키면서 “이라크가 제 2의 무바라크 정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이라크에 주둔해 있는 미군 병력은 4개 기지, 6000명으로 알려졌다. 2007년 505개 기지, 17만명에서 크게 줄었다. 또 이라크 전쟁으로 희생된 민간인 수는 100만명, 미군도 4487명의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오바마 재선에 藥? 毒?=이라크의 미군 철수과 관련해 미국 공화당과 보수층은 오바마의 결정이 성급하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내년 대선을 겨냥한 카드로 ‘이라크 철군’을 밀어붙이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오바마와 경쟁했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미군의 연내 철수가 재확인되자 “두사람(오바마와 밀리키)은 양국의 공동이익을 지켜야할 책무를 방기했다”고 비난했다.

또 미트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는 “만일 이라크에 폭력사태가 발발하면 오바마는 ‘선거정치’를 위해 국익을 방치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공격했다.

밀리키 이라크 총리 역시 지난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미군 철수 이후 이란이 이라크에 대한 간섭을 본격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내 이라크 철군 지지 여론이 비등하자 지난 대선에서 제시한 ‘이라크 철군’ 공약을 이행하겠다며 ‘연내 철군’의 결단을 내렸다.

이와 관련 FT는 “미군 철수의 가장 큰 이슈는 철군 후 이라크내 폭력사태가 고조될 것인지와 그것이 현지에 남은 미국인 1만6000명의 신변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라며 “오바마가 미군 철군으로 도박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이 이라크 철군과 관련, 전쟁중 생포한 포로 신병처리 문제 때문에 새로운 딜레마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미 정치권은 지난 2007년 미군 5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규모 공습을 지휘한 알리 무사 다크무크 등 위험 인물들을 관타나모 기지로 이송할지 이라크 정부로 보낼지를 놓고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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