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생계형 가계대출’ 잔액이 사상 처음으로 250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생계형 대출이 급증한 것은 고물가 탓에 쓸 돈은 많아졌으나 경기위축으로 소득은 그만큼 늘어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은행과 제2금융권 가계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기타 대출잔액은 245조2000억원이다. 1년 전 224조7000억원보다 9.1% 늘어난 수치다. 이대로라면 올해 말 잔액은 250조원을 초과할 전망이다.

기타대출은 마이너스통장 대출, 신용대출, 예·적금담보대출, 동산대출 등으로 주택대출과는 달리 가계가 생활비를 마련하려고 빌리는 사례가 대다수여서 ‘생계형 대출’로 분류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타대출의 용도를 구체적으로 알기는 어렵지만 주로 학자금이나 생활비인 것으로 보인다. 상환위험이 크고 담보가 없어 금리가 높다”고 설명했다.

생계형 대출은 은행과 제2금융권에서 모두 빠르게 증가했다.

올해 3분기 은행의 기타대출 잔액은 146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5.1% 늘어났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9년 1분기 7.1% 이후 최대 증가율이다. 은행의 기타대출은 2009년 들어 차츰 증가세가 둔화했으나 지난해부터 다시 증가폭이 확대됐다.

상호저축은행, 상호금융, 신협 등 제2금융권을 포함하는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기타대출 잔액도 98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무려 15.7% 늘었다. 1년9개월째 두자릿수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금리가 높아 금리충격에도 민감하다.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지난 9월 연 8.27%(신규취급액 기준)로 2008년 12월 8.35% 이후 33개월만에 처음으로 8%를 돌파했으며 10월에도 8.22%를 기록했다.

조동석 기자/dsch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