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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서진 5명 수뢰·돈세탁 의혹…불출마 이상득 행선지는 검찰?
정권 실세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이국철(구속기소) SLS그룹 회장의 폭로로 촉발된 검찰 수사가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을 향해 번져가고 있다. 15년 동안 이 의원을 모신 보좌관과 이 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왕차관’이라 불린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까지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 의원의 다음 행선지가 자칫 검찰이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심재돈)는 이 의원 보좌관 박모(구속) 씨가 자금을 세탁하는 과정에서 의원실 직원들을 동원한 정황을 포착했다. 박씨는 구명로비 명목으로 이 회장으로부터 미화 9만달러를 포함한 현금 6억여원을, 제일저축은행 유동천(구속기소) 회장으로부터는 영업정지를 막아달라는 청탁과 함께 1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연루된 의원실 직원과 보좌관은 박씨를 포함해 5명으로, 인턴을 제외한 이 의원실 비서진 7명의 절반이 넘는다. 박씨의 단독 범행이 아닌 의원실 차원의 계획적인 범행이었을 가능성을 높여주는 대목이다. 이들은 박씨가 현금을 건네면 500만~1000만원씩 나눠 박씨가 지정한 계좌로 보냈다.

이런 ‘쪼개기 수법’이 동원된 이유는 현금 2000만원 이상 거래하면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감시망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검찰은 보고 있다. FIU는 불법자금이나 돈세탁을 막기 위해 하루 2000만원 이상 현금이 오갈 경우 거래자의 신원과 거래일시, 거래금액 등을 전산으로 자동보고하도록 돼 있다.

검찰은 최근 여직원 2명을 불러 조사한 데 이어 연루된 보좌관 2명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박씨가 철저히 이 의원 연루 사실을 부인하는 등 아직 이 의원이 직접적으로 개입된 증거나 진술은 없지만 수사 상황에 따라선 이 의원이 소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씨가 받은 액수가 만만치 않은 데다 직원들을 동원해 세탁을 거친 것이 미심쩍기 때문이다.

한편 검찰은 지난 2009년 일본 출장길에서 SLS그룹 일본법인장 권모 씨로부터 500만원대 향응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박 전 차관을 조만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권 씨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당시 접대 자리에 동석한 청와대 전 비서관 김모 씨가 “ ‘3차 술자리’는 없던 걸로 하자고 회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차관은 1994년부터 2005년까지 이 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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