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건설업체 고려개발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 개선작업)이 진통을 겪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고려개발 채권단은 제1차 채권금융기관 회의를 오는 12일 열어 고려개발의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논의한다.

25000억원을 빌려준 농협이 주채권은행이며 국민은행(2000억원), 외환은행(1000억원) 등이 채권단에 속해 있다.

현행 기업구조조정촉진법상 채권단의 75%가 동의해야 워크아웃을 시작할 수 있다. 농협, 국민은행, 외환은행이 모두 동의해야 한다.

우선 채권단의 기류가 심상치 않다. 일방적인 워크아웃 신청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꼬리 자르기’ 아니냐는 시선도 보낸다.

민병덕 국민은행장은 최근 “대림산업을 보고 그 계열사인 고려개발을 믿어준 것인데 워크아웃을 하게 되면 은행은 물론 고객에게도 피해가 간다. 대림이 성의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한계점에 다다랐다”면서 “채권단의 압박은 대주주인 대림산업에 뭔가 더 내놓으라는 뜻으로 읽힐 소지가 있다”고 해석했다.

이런 가운데 채권 만기연장과 금리감면 조건을 놓고 채권단이 다소 무리한 요구를 하자 성복동 PF 시행사와 갈등을 빚던 고려개발이 워크아웃이라는 선택을 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특히 국민은행은 최근 만기가 돌아온 수백억원대 대출금에 대해 대림산업 측에 추가 담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개발에 대한 금융권의 신용공여액은 직접대출과 시행사 지급보증 등을 합쳐 7000억원 정도다.

주채권은행인 농협의 관계자는 “절차에 따라 할 뿐”이라며 즉답을 피했고, 대림산업의 다른 관계자는 “지금까지 채권단과 어떠한 얘기를 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조동석 기자/dsch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