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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타협? 대충돌? EU정상회의 ‘안갯속’
브뤼셀서 오늘부터 이틀간

백가쟁명속 위기해결안 관심


獨·佛 합의에 EU ‘반전카드’

“전체보다 부속의정서만 개정”


‘실탄장전’ ECB 先조치 기대

지도부 6강 미니회담도 주목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8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지만 파열음이 곳곳에서 새어나오고 있다. 위기 해결에 대한 뜻은 같지만 각국의 속내가 달라서다.

당장 독일ㆍ프랑스 정상 간 새로운 재정 협약 체결을 골자로 한 ‘12ㆍ5 대타협’을 두고 EU의 헤르만 판롬파위 정상회의 상임위원장이 다른 목소리를 내자 독일이 발끈했다. 전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전화를 건 것도 EU의 정치력 부재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는 신호다. 자칫 EU 정상회의가 문제 해결의 장이 아닌 전쟁터가 될 공산이 있다고 외신들은 보고 있다.

▶獨ㆍ佛 합의에 태클(?) 건 EU=‘12ㆍ5 대타협안’이 EU 정상회의 테이블에 올라가기도 전에 판롬파위 위원장은 ‘깜짝 카드’를 내놓았다. 전날 EU 전문매체 유로옵서버가 공개한 판롬파위 위원장 명의의 의제 보고서엔 리스본 조약과 안정ㆍ성장 협약의 개정 없이 조약의 부속 의정서만 개정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독일ㆍ프랑스 정상이 합의한 협약 개정에 EU 27개 회원국 모두가 합의하기 어렵고, 각국 의회 비준과 국민투표까지 통과하는 데에도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현실적 ‘절충안’을 내놓은 셈이다.

보고서가 제안한 부속 의정서 개정안은 큰 틀에선 독일ㆍ프랑스 정상 합의안과 크게 다르지 않다. 회원국 재정 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로, 누적 채무는 60% 이내로 유지토록 하는 ‘황금룰’을 명기하고, 위반하면 ‘자동 제재’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기 때문. 그러나 독일 등은 EU 조약을 개정하거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국가만 새 재정 협약에 합의하는 등의 확실한 조치가 있어야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다는 입장을 거두지 않고 있다.

정상회의 백가쟁명식 전쟁터 되나=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EU 정상회의에 참여하는 각국 대표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대타협을 이룬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간 이견도 정상회의 때 불거질 수 있다고 봤다. FT는 “독일과 북유럽 국가는 엄격한 예산 통제를 원하고, 프랑스는 회원국의 경제주권을 원하고 있다”며 “프랑스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시장 개입을 위해 독일에 읍소를 하고 이견을 덮어버린 측면이 있는데 양국 간 차이점은 정상회의에서 충분히 재등장할 수 있다”고 봤다.

유로화 사용국과 비(非)유로화권의 파워게임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FT는 긴밀한 재정동맹이 유로존 국가 사이에서만 맺어지면 영국과 덴마크 등은 자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날 의회 연설에서 “ (EU 차원의 협약 개정안 합의에 대해) 우리가 ‘예스’ 또는 ‘노’를 할 수 있는 옵션이 있고, 그 대가를 얻을 수 있다”며 자국 금융산업에 대한 EU 집행위원회의 통제권 반환을 노리고 있음을 시사했다.

ECB의 선제적 조치와 ‘미니 정상회담’ 주목=EU 조약 개정 등을 놓고 사분오열된 정치지도자 대신 ECB가 8일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실탄’을 풀어 위기 해결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블룸버그는 ECB가 현재 담보의 10%까지로 제한하는 무보증 은행채의 담보 인정비율을 높이는 것과 자산담보부증권(ABS)도 담보로 인정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시장이 유로 지도부의 ‘자발적 조치’를 더는 기대하지 않는 상황에서 ECB가 통상적인 채권 매입 프로그램 수준을 넘어선 과감한 조치를 취하면 은행권 신뢰가 회복되도록 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했다.

한편 AFP는 메르켈 총리, 사르코지 대통령,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판롬파위 의장,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 등 ‘유로 파워브로커’ 6강이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니 정상회담을 연다고 밝혀 그 결과가 주목된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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