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해비치 사회공헌문화재단’을 본인의 이름을 내건 ‘현대차 정몽구 재단’으로 바꿔 본격적인 사회공헌 활동에 나섰다. 본인의 이름을 내걸고 확실하게 책임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지금까지 정 회장이 재단에 출연한 사재는 6500억원에 달한다.
경기 불황을 비켜가듯 전세계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며 화려한 1년을 보낸 정 회장은 최근 자동차 업계 아시아 최고 CEO 자리에 2년 연속 올랐다. 현대차그룹이 양과 질 모두에서 한 단계 도약한 2011년이지만, 여기에 재단을 통한 사회 보답으로 더욱 훈훈한 연말을 마무리하게 됐다.
지난 8월 5000억원이란 거액을 재단에 기탁한 정 회장은 이후로도 꾸준히 사재를 털어 현재 총 6500억원의 기금을 내놨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이 가장 먼저 주목한 분야는 교육 확대와 미래 인재 육성이다. 재단은 내년 초부터 농어촌 소외지역 초등학생 교육 지원 프로그램을 비롯, 5년간 총 8만4000명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저소득층 대학생 1만3000명에게 저금리 대출을 제공하고 대출 이자를 지원해 준다. 형편이 어려운 중고등학생에게 과학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실시하며 농어촌 소외지역 초등학생에게는 교육격차 해소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문화예술 분야에 뛰어난 학생이나 소년소녀 가장, 교통사고 피해가정 등에 매년 4000명씩 등록금, 학습비, 장학금도 전달한다. 예비 창업가나 의료 낙후지역 계층 등에게도 지원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정 회장의 기부 행보는 현대차그룹이 국내외 시장에서 크게 도약한 데 대한 대국민 보답으로 해석된다. 특히 정몽구 재단 설립은 현대차그룹의 또다른 도전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품질경영을 앞세워 제품의 책임을 다하는 데 주력했다면, 이젠 제품을 넘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 현대기아차의 품격을 한 단계 높이겠다는 의지가 담겼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의 소신을 최대한 구현하고자 미래인재 육성을 최우선 사업으로 설정했고, 향후 공정하고 효과적인 프로그램을 시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육신은 사라지더라도 이름은 영원히 남는다. 카네기재단이 설립 이후 100여년이 지났지만, 미국 철강왕 카네기의 사회공헌 의지는 여전히 그 이름 속에 살아 숨쉬고 있다. 정몽구 회장이 대한민국 사회를 위해 재단을 통해 펼칠 장대한 그림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김상수 기자 @sang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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