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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性평등 선진국중 ‘최악’ 왜?
세계 경제 규모 3위국인 일본의 양성평등에 대한 성적표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매년 스위스의 다보스에서 개최되는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하는 ‘2011 세계 성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135개국 가운데 98위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94위에서 4단계 떨어진 것으로 선진국 가운데 최하위권이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이 성 평등 지수가 낮은 이유는 정치나 경제 분야에서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여성 고위직이 적기 때문이다.

남녀 격차가 없는 경우를 1로 봤을때, 일본 기업의 여성 관리직 진출은 0.1에 불과하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서방국가가 0.4~0.7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정계에 진출한 여성도 0.13에 그쳤다. 여성 총리직 배출은 전무하다. 건강과 교육분야에서 성 격차가 거의 없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다.

다보스포럼의 사디아 자히디 수석 디렉터는 “인구의 절반은 여성”이라며 “혁신을 창조하고 지식산업을 발전시키는데 인재의 절반을 활용하지 않는 국가나 기업은 경쟁에서 뒤처질수 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실제로 조직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남성 일색보다 인종이나 국적, 남녀 등 다양한 시각을 포함한 조직이 좋은 결정을 낸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골드만삭스와 하버드대학의 경제행동학자들은 최근 “여성임원이 많은 기업이 실적도 좋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특히 골드만삭스는 “일본에서 성 격차가 해소되면 국내총생산(GDP)이 16% 성장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그렇다면 일본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확대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자히디는 “무엇보다 기업의 오너나 기관의 수장이 변혁을 추진할 강한 신념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직원 수가 많은 일본 기업 100개 업체를 대상으로 여성 등용을 방해하는 요인을 조사한 결과, 상위 4개 항목이 모두 ‘기업 문화’에 관한 것이었다.

1위가 ‘롤모델의 부재’였고,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책임있는 일을 할 기회가 적다’ ‘남성 중심의 기업 문화가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하디는 “남성 중심의 기업문화를 깨기 위해서라도 수뇌부의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여성 쿼터제(할당제) 도입도 대안으로 꼽힌다. 인도는 지방의회 의원의 여성 비율을 30%로 정한 쿼터제를 도입했다. 이 제도에 힘입어 점차 여성의 의견이 예산 편성에 반영됐고 수도개설이나 교육 예산이 증가했다. 여성 진학률과 사회 진출 확대에도 일조했다.

또 유럽의 노르웨이는 상장기업의 여성 임원의 비율을 40%로 정한 법률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다보스포럼의 세계 성 격차 보고서 랭킹 2위국에 이름을 올렸다.

지하디는 “일본은 현재 급속한 노령화로 노동인구가 감소하고 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을 개방해 해외인력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든가, 아니면 높은 교육을 받은 여성 인재를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자가 효과적이라는 것은 자명하다”고 강조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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