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올 미국 판매량이 100만대를 넘어섰다. 1986년 미국 진출 이후 36년만에 처음이다.
1일(현지시간) 미국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한 달 동안 미국 시장에서 작년 11월 4만723대보다 22% 늘어난 4만9610대를 판매했다. 이를 반영한 현대차의 올 미국 누적 판매량은 59만4926대에 달했다.
기아차는 지난달 3만7007대를 내다팔았다. 전년 동월 2만6601대에 견줘 무려 39%나 껑충 뛰었다. 덕택에 연간 누적 판매량은 44만2102대로 증가했다.
이로써 현대차와 기아차의 올 미국 전체 판매량은 103만7028대를 기록하며 꿈에 그리던 연간 100만대를 넘어섰다. 현대ㆍ기아차가 특정 국가에서 연간 100만대 이상 자동차를 판매한 국가는 한국과 중국에 이어 미국이 세 번째다.
현대차는 1986년 미국 수출 첫 해 16만8882대를 판매했고, 이듬해인 1987년 26만3610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이후 1999년까지 무려 12년 동안 10만~20만대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다 기아차가 본격 가세한 2000년 40만대, 2001년 50만대, 2002년 60만대 벽을 차례로 뛰어넘었고 2005년 70만대와 지난해 80만대 고지를 밟은 데 이어 올해 100만대 판매의 위업을 달성했다.
현대ㆍ기아차가 미국 100만대 판매 금자탑을 쌓아올리는 데는 미국 현지에서 생산되는 현대차 쏘나타와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 기아차 쏘렌토R 등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쏘나타는 20만8621대가 판매되며 유일하게 20만대 고지에 올라섰고 엘란트라와 쏘렌토R도 각각 17만3336대 및 11만9572대가 팔려나가며 세 차종이 10만대 이상 판매고를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여기에 기아차 옵티마(한국명 K5)가 7만3088대, 포르테가 7만1565대, 현대차 싼타페가 6만9309대, 엑센트가 5만285대씩 판매되며 100만대 돌파에 힘을 실었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현지 생산거점 확보와 품질경영, 그리고 적극적인 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이 맞물려 미국 100만대 판매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ㆍ기아차는 지난달 8만6617대의 판매량으로 GM, 포드, 도요타, 크라이슬러에 이어 월 판매 5위에 올랐고 올 누적 판매에 있어서도 혼다(104만2055대)를 5027대 차로 뒤쫓아 미국 ‘빅5’ 진입을 위한 대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충희 기자 @hamlet1007>
hamlet@heraldcorp.com
현대·기아차 연도별 미국 판매 실적 추이
(단위:대)
연도 현대차 기아차 합계
1986 168,882 - 168,882
1987 263,610 263,610
2000 244,391 160,606 404,997
2001 346,235 223,058 569,293
2002 375,119 237,345 612,464
2005 455,012 275,851 730,863
2010 538,228 356,268 894,496
2011 594,926 442,102 1,037,028
* 2011년은 11월말 현재 <자료=현대·기아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