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가 추진중인 인천 옹진군 굴업도 관광단지 조성 사업이 어렵게 됐다.

인천시가 굴업도 관광단지 개발에 골프장을 제외하고 조성하겠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이다.

CJ측은 시의 공식발표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골프장을 제외한 관광단지 개발은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또 옹진군청은 골프장이 빠지면 개발 자체가 물거품이 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며 반발했다.

시가 골프장을 제외한 굴업도 관광단지 개발을 공식적으로 표명한 의미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관심과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시는 지난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굴업도의 친환경 측면을 고려한다면 골프장을 제외하고 숙박시설 등 사업규모를 축소해 훼손 면적을 최대한 줄이고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를 위해 옹진군청과 사업시행주체인 CJ측과 협의해 골프장을 제외한 관광단지가 조성될 수 있도록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시의 이같은 입장은 결국 이 사업을 불허하겠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 사업을 반대하고 있는 시민환경 단체 등 주변 시선을 피할 수 없었던 송영길 인천시장이 마침내 반대 여론에 손을 들어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CJ는 지난 2009년 골프장 계획이 포함된 관광단지 신청서를 인천시에 제출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골프장 사업에 반대하는 송 시장이 취임하자 신청을 취하했다. 송 시장 임기안에 사업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문제는 그 후다. 옹진군 주민들의 개발 촉구 시위 등이 이어지자 시는 관광단지 신청을 다시 받겠다고 지난 5월 밝혔다. 이를 두고 지역 환경단체 등은 송 시장이 당초 약속(공약)을 어기고 골프장이 포함된 관광단지 사업을 추진하려 한다며 크게 반발했다.

지역 종교인들도 여기에 가세했다. 지난 5월 이후 굴업도와 관련한 찬반 논란이 계속 진행됐지만 송 시장은 지금껏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가 6개월여만에 공식적으로 골프장 반대 입장을 발표한 것이다.

CJ측은 이와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골프장 건설이 무산된다면 굴업도 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어렵다는게 CJ측의 입장이다.

이와 관련, 지역 환경단체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시의 입장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윤길 옹진군수 등은 29일 굴업도 개발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할 방침이다. 개발에 찬성하는 옹진군 주민들의 시위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당분간 굴업도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지역 현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옹진군청은 “승봉도 일대에 운영됐던 동양콘도가 훌륭한 경치에도 즐길거리가 없어 관광객이 줄면서 결국 문을 닫았다”며 “굴업도에 골프장 조성이 이뤄지지 않으면 즐길거리를 찾지 못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어지고, 결국 사업성이 떨어져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때문에 시가 이런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CJ, 옹진군, 지역환경단체 등과 머리를 맞대고 근본적인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한편 CJ측은 지난 2007년부터 굴업도 전체면적(171만6000㎡)의 97% 가량을 매입해 이 곳에 골프장과 콘도 등 종합리조트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해 왔다.

지난 8일 옹진군이 시에 제출한 신청서에 따르면 당초 사업 면적인 172만㎡보다 52만㎡가 축소된 120만㎡에 대해 ▶호텔과 콘도 ▶골프장 ▶마리나 ▶수영장 ▶시푸드 스트리트 ▶생태학습장 ▶자생화 단지 등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이 가운데 골프장은 당초 18홀, 49만5000㎡에서 6만6000㎡ 줄어든 9홀에 파스리 9홀, 42만9000㎡로 계획돼 있다.

또 숙박시설은 300실에서 270실로 줄이고, 해안선으로부터 개발완충지역 설정으로 해안지역을 최대한 보전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당분간 사업은 표류하게 됐지만 섬 자체가 CJ 소유이기 때문에 언제고 골프장 논란이 지역 쟁점사안으로 다시 부각될 수 있다는 게 시 관계자들의 얘기다.

<인천=이인수 기자 @rnrwpxpak>gilber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