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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마 재건축 밑그림 다시 그리나
단지내 15m 도로 건설 계획에

주민들 “도로 필요없다”반발

구청 1:1 재건축 공람 무산

타 단지에도 영향 커 촉각



강남구청이 정비계획안을 마련해 놓고도 한 치의 진전도 없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의 밑그림이 다시 그려질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민들의 정비계획안 공람 거부와 관련, 그동안 구청과 재건축 추진위원회를 비롯한 주민들간 논의가 충분치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대표자 및 실무자들 사이 대화가 잦아지고 있다. 다만 ‘단지내 15m도로계획 무효화’라는 주민들의 핵심 요구 사항이 어떻게 결론지어질지 진통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강남구청은 지난 14일 은마아파트를 1대1 방식으로 현재 4424가구에서 1000여 가구의 장기전세주택을 포함한 5598가구로 건립하겠다는 재건축 정비구역 지정ㆍ정비계획안을 내놓고 주민 공람을 실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주민들이 ‘구청의 일방적인 발표’라며 거세게 반발, 없던 일이 돼버렸다. 주거면적을 10%내에서 증축하는 1대1 방식으로 할 지, 서울시 조례안의 2:4:4 소형평형의무비율(전용 60㎡ 이하 20%,85㎡ 이하 40%,85㎡ 초과 40%)을 적용할 지 주민들 사이 논의가 진행중인 가운데 강남구청이 이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이면을 살피면 주민들이 줄곧 폐지를 요구해오던 ‘단지내 15m 도로’가 계획안에 포함된 게 가장 큰 반발 원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8m 이상의 도시계획 도로로 분리될 경우 별개의 단지로 규정하는 주택법상 관리비가 많이 드는 데다, 건축법 규정에 따른 도로의 사선제한 탓에 동배치가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주민복리시설도 이원화돼 기존의 단일 커뮤니티가 갈라지고, 개발 후 이익 차이가 생겨 불만을 불러올 수 있다는 문제도 지적됐다.

이정돈 재건축 추진위원장은 “단일 단지로 개발했을 때와 단지내 도로 설치에 따른 교통영향 평가를 따져봐도 전문가들은 ‘단지내 도로가 굳이 필요없다’는 얘기를 하지만, 구청은 서울시가 2006년에 내놓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을 이유로 도로 설치를 정비계획안의 전제로 삼고 있다”며 “다른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남구청의 정비계획안에 대한 주민 공람이 무산된 이후로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와 강남구청의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새로운 수정안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단지내 15m 도로’를 두고 어떤 결정이 이뤄질 지 개포ㆍ대치동을 중심으로 한 강남권 재건축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강남구청 관계자도 “주민들 의견에 따라 올초 서울시에 기본계획 수정을 요청하는 공문을 올리기도 해봤지만 그 이후 계획에 반영되지 않았고 당장 변경가능성도 딱히 없다는 회신을 받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일”이라며 “결국엔 사업성과 직결된 문제이니만큼 도로 설치에 따르는 문제들을 논의해보고 보완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자는 얘기를 나누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치동 A공인 관계자는 “서울시의 기본계획대로라면 개포주공 단지에서부터 시작해 대치동 미도ㆍ은마아파트, 대치3동을 관통해 휘문고등학교까지 이어지는 도로를 낸다는 것인데, 은마아파트 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반발이 예상된다”며 “은마아파트 주민 뿐만 아니라 개포ㆍ대치동 일대 모두가 은마 재건축 사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백웅기 기자 @jpack61> 
/ kgu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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