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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른 나라는 탱크로 덤비는데 우리만 소총 들고 싸울 수 있나”
[대전= 정태일 기자]지난 24일 찾은 대전광역시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이하 KISTI). 이곳에 자리잡은 슈퍼컴퓨팅센터에 들어서니 지난 2007년부터 가동되기 시작한 슈퍼컴퓨터(이하 슈퍼컴) 4호기가 불빛을 내며 번쩍이고 있었다. 2층에서 내려다본 슈퍼컴은 마치 캐비닛을 오와 열을 맞춰 가지런히 정렬한 듯한 모습이었다.

슈퍼컴 4호기는 초병렬시스템과 대용량시스템으로 구분해 좌우로 나뉘어 설치돼 있었다. 대용량시스템은 많은 상대적으로 많은 메모리를 요구하는 생물, 화학, 천문 등에 이용되고 있다.

김성호 슈퍼컴퓨팅인프라팀 책임연구원은 “이곳에는 총 3000여개의 CPU가 들어가 있다, 연구자의 성향에 따라 초병렬과 대용량식 사용이 갈리는데 3분의 1씩 대학, 산업체, 기상ㆍ공군 등이 주로 슈퍼컴을 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동 중인 KISTI 슈퍼컴 4호기(자료제공=KISTI)


이처럼 우리나라 산학연에 큰 역할을 하는 슈퍼컴은 지난 2009년 슈퍼컴 컨퍼런스 500대 슈퍼컴퓨팅에서 14위를 기록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하지만 최근 조사된 결과에서는 37위로 떨어지며 체면을 구겼다. 원인은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중국에 있었다.

2000년 초반만 해도 중국은 500대 안에 들어가는 컴퓨터가 제로가 가까웠지만 지금은 텐허-1A가 2위를 기록하는 등 10위권 내에 두 대를 올려놨다. 우리는 500대 안에 단 세 대만 포함됐지만 중국은 무려 74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차원이 다른 국가적 슈퍼컴 육성책에서 기인한 결과라고 지적한다. 이지수 KISTI 슈퍼컴퓨팅본부장은 “미국은 20년전부터 슈퍼컴을 성문법으로 키워 왔고, 얼마 전 국가경쟁력위원회에서 선정한 8대 과제 중 하나로 슈퍼컴이 들어가 있다”며 “일본과 중국 역시 국가슈퍼컴위원회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우리는 여전히 슈퍼컴에 대해 수급관리 정책과 주관부서가 전무하고 인력은 물론 슈퍼컴 자체적인 수요도 부족한 상태다. 이 본부장은 “다른 나라는 슈퍼컴 키우려고 탱크로 달려드는데 우리는 아직도 소총으로 맞서는 꼴”이라고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더이상 손 놓고 있을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내달 8일 발효되는 국가슈퍼컴퓨팅육성법을 앞두고 전문가 그룹과 각 8개부처 관계자들이 모여 국가슈퍼컴퓨팅위원회를 구성해 장비ㆍ기술ㆍ인력 개선을 위한 세부방안을 논의 중이다.

KISTI 또한 더 많은 산업체들이 슈퍼컴을 이용할 수 있도록 슈퍼컴본부 내의 중소기업지원팀을 ASTI(산학연 전문가네트워크 구축)부서에 흡수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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