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율 급락속 무리한 선발
2012학년도 서울지역 자율형 사립고(자율고) 26곳(자기주도학습전형 실시 하나고 제외)의 원서접수 결과 지원자가 단 한 명도 없는 학교(강서구 동양고)가 처음 나오는 등 3년 연속 미달하는 학교가 나왔다. 평균 경쟁률도 재작년과 지난해(각각 2.41대1, 1.44대1)보다 낮은 1.26대1을 기록해 2년 연속 하락세였다.이 같은 서울지역 자율고의 ‘미달 사태’에 대해 예견된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정된 학생 수에 비해 학교가 많아 올 예상 경쟁률부터 2대1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24일 교육업체 하늘교육이 서울지역 전체 중학교 3학년 학생 수와 자율고 선발인원을 비교ㆍ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자율고 26곳의 총 선발인원이 1만427명인 데 반해 서울지역 전체 중학교 학생 수는 11만3675명(올해 4월 1일 기준), 이 중 자율고 지원 자격이 되는 학교 내신 석차 상위 50% 학생 수는 5만6838명으로 최대 경쟁률은 5.5대1에 불과하다.
하지만 지난해 서울지역 자율고에서 추첨으로 합격한 학생의 학교 내신 평균이 상위 25% 내외였다. 따라서 경쟁률은 2.8대1로 줄어든다. 또 원서를 중복해서 낼 수 없는 서울지역 전기고인 외고 6곳(1984명), 서울국제고(150명), 하나고(200명)와 그 전에 원서를 접수하는 과학고 2곳(300명)의 합격생 수를 제외하면 지원 가능 학생 수는 2만5000여명 수준으로 준다. 결국 경쟁률은 2.5대1에 불과하다.
그러나 자율고는 등록금만 연 500만원가량이다. 이 같은 등록금에다 교재비 등 기타 학비와 사교육비를 감당할 수 있는 가정은 소득 상위 9분위(10~20%) 수준인 연소득 6700여만원 정도가 돼야 한다는 것이 하늘교육의 설명이다.
또 지난 10년간 ‘외고+자율고’ 최대 지원자 수가 1만8985명(외고 6902명+자율고 1만2083명ㆍ2010학년도)인 점을 감안하면 산출할 수 있는 지원자 수는 1만8000여명 수준으로 예상 경쟁률은 1.7대1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실제로 올해 ‘외고(2935명)+자율고(1만3166명)’ 지원자 수는 1만6101명이었다. 예상치를 밑돈 수치였다. 더욱이 강남 3구, 중계동, 목동 인근 자율고에 대한 선호 등 ‘빈익빈 부익부’ 현상으로 비인기 지역 학교 경쟁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하늘교육은 설명했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자율고 중 남학교가 19곳인 데 반해 여학교와 남녀공학은 각각 3곳, 4곳에 불과해 ‘학교 성비 불균형’이 미달 사태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달이 난 보인고(경쟁률 0.91ㆍ송파구), 숭문고(0.84ㆍ마포구), 선덕고(0.81ㆍ도봉구), 미림여고(0.80ㆍ관악구), 장훈고(0.57ㆍ영등포구), 대광고(0.51ㆍ동대문구), 동성고(0.50ㆍ종로구), 경문고(0.49ㆍ동작구), 우신고(0.47ㆍ구로구), 용문고(0.24ㆍ성북구), 동양고는 ‘비인기 지역’(보인고 제외)에 소재했고 미림여고를 제외하고는 모두 남학교였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