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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심서 듀폰에 패한 코오롱, 결사항전. “즉각 항소”
미국 화학기업 듀폰과의 영업비밀 침해소송 1심에서 패소한 코오롱이 즉각 항소할 계획을 밝혔다.

코오롱 측은 24일 “듀폰이 주장하는 영업비밀을 입증할 만한 증거가 부족했고 잘못된 이론에 근거해 손해배상액이 산정됐다”며 “이번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즉각 항소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버지니아주 동부법원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듀폰의 고강력 아라미드(Aramid)계 섬유 브랜드인 ‘케블라’(Kevler)의 영업 비밀침해를 했다고 인정해 손해배상금으로 9억1990만달러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미국 법원이 내린 배상 판결 중 세번째로 큰 규모로 배상금 규모만 코오롱인더스트리 자기자본의 70%를 훌쩍 넘는다.

그러나 코오롱은 물론, 업계에서도 1조원대 배상금은 ‘터무니 없다’는 반응이다. 코오롱 관계자는 “2006년부터 5년간 아라미드 섬유의 미국 판매 실적은 33억원에 불과했다. 미국 법원이 무슨 근거로 듀폰 측 주장을 그대로 인정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코오롱은 법원이 받아들인 듀폰의 영업비밀도 ‘비밀’로 입증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1979년 코오롱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공동으로 아라미드 브랜드 ‘헤라크론’(Heracron)을 완성해 상용화에 성공했다. 듀폰과는 다른 방식으로 섬유를 만들어 특허를 내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지에 소개되며 전세계 학계와 업계의 관심을 받았다.

특히 1990년대 듀폰은 이미 코오롱과의 소송전에서 패한 바 있다. 당시 듀폰은 코오롱의 아라미드가 자신들이 생산하는 중간 단계 제품이라며 유럽 특허청에 특허소송을 냈지만 1991년 항소심판소 합의부는 코오롱 측의 ‘독창적 발명’으로 최종 판결했다.

코오롱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듀폰이 아라미드 섬유시장에서 코오롱을 배제하기 위해 다년간 진행한 행위의 결과”라며 “재판 과정에서 우리가 주장한 증거들이 충분히 심리되지 않은 점은 매우 유감스럽다. 항소심에서 보다 공정하고 합당한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법조계 안팎에선 항소심 판결까지는 1년 정도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듀폰이 추가로 제소한 아라미드 생산금지, 판매금지 및 변호사 비용 배상에 대한 사건은 진행중이다. 코오롱이 듀폰을 상대로 제기한 반독점 행위 소송도 내년 3월 재판이 예정돼 있다.

이래저래 듀폰과의 질긴 악연의 고리를 이어가고 있는 코오롱은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2조원대 시장을 형성한 아라미드 섬유시장을 놓고 기나긴 소송전을 치러야 할 처지다.

<류정일 기자 @ryu_peluche>
ry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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