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비서가 말하는 오바마의 사생활
“그는 한여름에도 승용차 에어컨을 켜지 않았다. 거의 기절할 지경이었다. 그는 내 얼굴에서 굵은 땀방울이 흘러내릴 정도가 돼야 ‘대통령 권한’을 포기하고 에어컨 켜는 것을 허락했다.”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곁을 지키며 지난 5년간 수행비서 역할을 해온 레지 러브(29)가 오바마의 사생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러브는 펜실베이니아대 편입을 위해 올해 말 백악관을 떠난다.
러브는 22일(현지시간) 스포츠채널 ESPN과의 인터뷰에서 여름에 ‘찜통차’ 타는 것을 좋아한 오바마의 ‘심각한 결함’을 지적하면서도, “오바마 대통령은 큰형과 같았고, 또 나의 스승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꿈같은 직업을 가졌지만 자신의 시간을 위해 떠날 것을 결심했고,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를 털어놨을 때 적극적인 지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러브는 오바마가 상원 의원 시절이던 지난 2006년, 상원의원실 우편담당 직원으로 첫 인연을 맺었다. 이어 수행비서가 됐고 지금은 오바마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하루 18시간을 함께하는 ‘오바마의 그림자’로 통한다. 그의 가방에는 대통령 옷의 얼룩을 지우는 세제와 치실이 담겨 있다.
대선 후보 시절부터 지금까지 함께 여행한 거리가 약 140만㎞로 집계될 만큼 두 사람은 늘 함께였다. 오바마는 러브를 가족처럼 편안하게 대했다. 러브 앞에서는 치실도 거리낌없이 사용했고, ‘농구광’인 오바마는 듀크대 농구팀 주장 출신인 러브에게 연습 경기를 요청하기도 했다.
러브 역시 오바마 대통령에게 아이팟을 생일선물로 주고 최신 유행곡을 소개하며 우정을 쌓았다.
러브는 앞으로도 오바마 대통령과 종종 연락하면서 언젠가는 백악관에 잠시 들러 함께 식사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