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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득이 엄마’ 이자스민은 미스필리핀 출신 시청 공무원
서울시청 산하 외국인 생활 지원기관인 서울글로벌센터 계약직 공무원 이자스민(여ㆍ34)씨는 최근 영화에 출연했다. ‘의형제’와 ‘완득이.’

공교롭게도 그녀가 출연한 영화 두 편은 모두 대박이 났다. 의형제는 지난해 극장에서 약 600만명이 관람했고, 지난달 20일 개봉한 완득이는 현재까지 4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4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녀가 연기한 배역은 모두 한국의 외국인 이주여성.

의형제에서는 단역인 베트남 신부역을, 완득이에서는 조연급인 완득이 엄마 역할(필리핀 이주여성)을 맡았다.

그녀가 영화에 출연한 계기는 의형제의 베트남 신부역 캐스팅에 관여하면서부터.



한국말에 유창한 사람이 드물어 결국 제작진은 이씨에게 출연을 부탁했다. 우연한 출연은 다음 작품으로 이어졌다. 의형제 제작진의 추천으로 완득이 오디션을 봤고, 영화 두 번째 출연 만에 꽤 비중있는 조연 역할을 꿰찼다.

방송 활동을 한 지는 꽤 오래됐다. 지난 2006년부터 현재까지 KBS ‘러브인아시아’ 패널로 활동 중이고, 2008년부터는 EBS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프로그램에서 한국어 강사로 활동 중이다.

올해 7월에는 서울시 계약직 공무원으로 채용돼 서울에 사는 외국인 생활 편의 증진을 위한 일을 하고 있다.



영화 배우를 해도 될 만큼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그녀는 사실 필리핀 미인대회 출신이다. 미스 필리핀 지역예선 3위를 했다. 미모뿐 아니라 재능도 겸비했다. 사업차 필리핀을 방문한 남편과 사랑에 빠져 1995년 한국행을 택하기 전까지 그녀는 필리핀 국립대 의대를 다니던 재원이었다.

한국 생활 적응을 위해 가장 절실했던 건 언어였다. 한국어 공부는 혼자서 했다. 당시 연세어학당 학비가 대학 등록금 수준이라 엄두도 못냈다. 1년 반쯤 지나자 말하고 듣기가 자연스러워졌다. 쓰고 읽기는 2005년 방송국에서 필리핀 동영상 번역일을 하면서 점차 익숙해졌다. 그녀는 “언어 공부는 연습과 자신감이 제일 중요하다”고 했다.

중학생 아들과 초등학생 딸이 있다. 영화에 나오는 완득이 또래의 아들은 완득이를 보다가 울었다고 한다. 나중에 엄마에게는 “걱정했는데, 잘했어”라고 했다.

귀화는 98년에 했다. 주민등록등본에 남편과 자녀들은 찍혀 나오는데 자신은 없어 귀화를 결심했다. 이(李)씨는 남편의 성이다.

이주여성들에게 격려의 말을 부탁하자 “자신감을 갖고 엄마의 마음으로 살면 잘 살 수 있다”고 했다.

영화 출연 후 달라진 점은 젊은 사람들이 많이 알아본다는 것. 출연작마다 흥행한 이유에 대해 “운이 좋아 좋은 작품에 출연했기 때문”이라는 그녀는 차기작에 대해 “기회가 되면 하겠다”고 했다.

현업에도 충실했다. 그녀는 “외국 사람보다 한국 사람들이 외국인 생활을 돕는 서울글로벌센터의 존재를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녀는 이주 여성들을 위한 봉사 단체인 ‘물방울 나눔회’ 도 결성,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며 어려운 형편의 이주 여성들을 돌보고 있다.

<김수한 기자 @soohank2>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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