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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00만원하던 집이 2억…“연평도 집값이 미쳤어요”
연평도 피폭 그후 1년…
복구작업 인부들 몰려

민박 월100만원대 수입

집주인들 값싼 월세 거부


포격에 집잃은 세입자들

집값 폭탄에 또 떠날판



[연평도=박병국 기자] “북한의 포격으로 살던 집을 잃었고, 이번엔 집값 상승으로 연평도마저 떠나 살아야 하게 생겼습니다.”

지난 4일, 연평초등학교 옆에 마련된 임시주택(비둘기집)에 살고 있는 이모(58) 씨는 헤럴드경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한숨부터 쉬어 보였다. 남의 집에 세들어 살고 있던 이 씨 부부는 지난해 북한의 포격으로 살던 집을 잃은 후 재해구호협회에서 마련한 비둘기집에서 생활해왔다. 지난달 31일, 군청 등의 협조로 살던 집은 복구됐지만 이 씨 부부는 그 집에 들어갈 수 없다. 집값이 크게 치솟으면서 덩달아 월세금이 크게 뛰었기 때문이다. 이 씨는 “원래 살고 있던 집주인들은 새집으로 이사를 간 후 세 들었던 사람을 더 이상 받지 않는 걸로 안다”며 “돈 없고 집 없는 우리들은 포격 후 ‘개털’이 됐다”고 했다. 

헤럴드경제 취재 결과 최근 연평도의 땅값, 집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남의 집에 세들어 살던 사람들은 정든 집을 떠나 다른 곳을 찾아가야 한다. 취재진과 만난 연평도 주민들은 하나같이 집값이 3배 정도 올랐다며 3.3㎡(1평)에 10만원씩 하던 집값이 30만~40만원으로 뛰었으며, 논바닥 하나도 30만원씩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주민은 “집값ㆍ땅값이 미쳤다”는 표현까지 썼다. 그는 “평균적으로 집값이 세 배가 올랐다”며 “6000만원 하던 집값이 1억을 넘어 2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라고 했다.

연평도의 집값이 폭등한 것은 최근 연평면 농협이 판매한 농협관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몇 달 전 경매에 나온 구 농협관사는 70만원으로 시작해 7130만원에 낙찰됐다.

옹진군 농협 관계자는 “값이 오른 건 사실”이라면서도 “3배까지 올랐다는 것은 근거 없는 소문일 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농협은 농협관사의 취득원가가 얼마였는지, 포격 전에 얼마였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국토해양부가 공개하는 연평면의 공시지가만 봐도 크게 올랐다. 옹진군 지적팀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평균 11.3% 올랐다. 지적팀 관계자는 대지가 아닌 임야가 올라 생긴 일로 대지는 큰 변동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또 다른 관계자는 전ㆍ월세 값이 오른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그는 인부들로부터 들은 말이라며 “집값이 오르는 게 복구 공사를 하는 인부들이 민박에 묶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민박에 묵으면서 한 달에 100만원 정도씩 내는데 월 15만~20만원씩 받는 세입자들을 받을 리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포격 당시 다른 사람의 집에 세 들어 살았던 주민 7명은 갈 곳을 잃어버렸다. 이들은 입을 모아 “파손된 기기 등은 50%밖에 보상이 안 됐다. 정부가 아무 대책 없이 자신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옹진군청 관계자는 “이는 이전 집주인과 세입자 간의 문제로 정부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면서 “이들이 집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줄 수는 있다”고 했다. 하지만 군청 관계자는 어떤 구체적인 안도 내놓지 못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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