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가 고유가ㆍ고환율ㆍ저운임 등 3중고에 몸살을 앓고 있다.
업계에서는 통상 업황을 좌우하는 유가ㆍ환율ㆍ운임 등 3대 요소 중 하나만 긍정적이더라도 어느 정도는 불황을 견뎌낼 수 있다고 보는데, 요즘은 세가지 악재가 동시에 몰려와 중소 해운사는 물론 대형 해운사들도 휘청거리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금융위기로 최악의 업황을 기록했던 2009년과 비견할 만큼 힘들다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1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 운임지수(HR지수)가 지난 9일 551.4로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HR지수는 올초 694.6으로 시작해 3월 말 916.1까지 상승했으나 줄곧 하락세를 보여왔다. 지난 10월부터는 500대로 내려 앉은 후 매주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는 중이다.
그나마 사정이 나았던 벌크선 운임지수도 최근 약세로 돌아섰다. 10월까지 2000포인트를 유지했던 발틱 건운임지수(BDI)가 11월부터 1900대로 내려 앉은 후 지난 11일에는 1835까지 하락했다.
이처럼 선박 운임료는 하락하는 반면 비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해운사의 선박 운항원가의 25~30%를 차지하는 벙커C유 가격이 최근 3년만에 t당 700달러를 경신한 것. 벙커C유(싱가포르 380cst 기준) 가격은 지난 8일 t당 722.5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후 71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올들어 11월 초까지 평균 가격도 t당 646.16달러로 지난해 평균(465달러)보다 200달러 가량 비싸다. 운항원가에서 연료유가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유가 상승 만으로 운항원가가 지난해보다 12~13% 가량 더 높아진 셈이다.
여기에 환율이 급등하며 비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당초 올해 환율은 ‘원화 강세’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였으나 최근 유럽발 재정위기 여파로 신흥 시장인 한국의 원화가 약세 기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월까지 지속적으로 하락 추세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은 8월 1일 달러당 1049원을 기록하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유럽발 재정위기가 본격화된 지난 9월부터 환율이 급등하기 시작해 지난 9월 22일 달러당 1193원을 기록했다. 두달 새 환율이 달러당 150원 가량이나 오른 것이다. 이는 벙커C유의 가격 상승과 맞물리면서 운항원가를 30% 가량 상승시켰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선복량이 많고 미국이나 유럽 등 세계경기가 외생 변수로 인해 힘들어지고 있다”며 “금융위기가 왔던 2009년 만큼이나 힘들다”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shinso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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