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의 국회 처리가 여야 충돌로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파나마ㆍ콜롬비아는 미국과 FTA 발효를 위한 실무 협의를 시작한 것으로 13일(현지시간) 알려졌다.
한 외교소식통은 14일 “콜롬비아 통상부와 파나마 통상산업부가 이달 초 각각 미 무역대표부(USTR)와 FTA 이행을 위한 양국간 확인 협의를 시작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콜롬비아와 파나마는 미국보다 먼저 모두 자국 의회에서 일찌감치 비준 동의안이 처리됐으며, 이에 따라 국내에서 관련 조치를 종료했다는 사실을 미측과 상호 확인한 뒤 확인서를 교환하는 것으로 발효 절차를 최종 마무리하게 된다.
그러나 이들 국가도 관련 추가 입법화 작업 등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당초 목표로 했던 내년 1월 1일 발효는 3개국 모두 사실상 물건너 간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콜롬비아의 경우 노동권 보장 문제가 걸림돌로 남아 있으며, 파나마도 조세 관련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콜롬비아 재계에서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미국과의 FTA가 발효되기 힘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파나마 주재 미국 상공회의소도 최근 보고서에서 FTA 발효까지 12~18개월 가량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 국가와 달리 한국은 아직 국회 비준 동의안이 처리되지 않아 발효를 위한 실무협의를 공식적으로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이 소식통은 “과거 미국의 FTA 전례를 보면 대통령의 비준안 서명 이후 발효까지 상대국과의 확인 협의에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 이상 걸리고, 통상적으로 6개월 정도 소요됐다”면서 “당장 우리 국회 상황이 해결된다고 하더라도 내년 1월 1일 발효를 위해서는 남은 일정이 너무 빡빡한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박지웅 기자/goa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