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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AEA 이란 핵개발 보고서 파장…중동 화약고 다시 전운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8일(현지시간) 이란이 핵무기 개발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이란을 둘러싼 중동의 화약고에 다시 전운이 감돈다.

이번 보고서를 계기로 이스라엘과 미국의 대(對)이란 선제공격론이 힘을 받고 있고 미국은 서방세력과의 공조는 물론 독단적인 추가제재를 검토하고 있다. 이란발 중동 위기가 심화되면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200달러까지 오를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IAEA, 이란 핵개발 결론=아마노 유키야 IAEA 사무총장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입수된 첩보들은 이란이 핵무기 개발과 관련된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발표했다. IAEA가 이란의 핵무기 개발 관련 보고서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5페이지 분량의 이 보고서는 지난 8년간 수집된 이란의 핵개발 계획과 실험에 관한 광범위한 숫자와 자세한 내용을 담고 있다.

IAEA는 보고서에서 이란이 핵탄두에 우라늄을 활용하고 있으며 컴퓨터를 사용한 모의 핵폭발 실험을 하고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보고서는 그러나 고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핵실험에 대해서는 적시하지 않았다.

IAEA는 또 “이란의 핵개발 프로그램이 군사적인 차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면서 “광범위한 첩보들을 신중하고 비판적으로 분석한 결과 전체적으로 신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란은 IAEA 보고서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IAEA 주재 이란 특사인 알리 아스가르 솔타니에는 “이 보고서는 새로운 내용이 전혀 없다”며 “균형적이지 못하고 근거도 없으며 전문적이지도 않다”고 일축했다.

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IAEA 발표를 앞두고 “핵개발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피력하기도 했다.

▶이란 핵시설 공격론 탄력=이번 보고서 발표를 계기로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에 대한 선제 공격론이 현실화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을 등에 업은 이스라엘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실제 이란을 공격할 경우 중동 지역이 전면전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시몬 페레스 대통령은 최근 “이란 핵시설을 공격할 가능성이 커졌다. 군사적 공격 가능성은 외교적 수단보다 더 근접해 있다”고 말해 긴장감을 높였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과 관련한 신중론도 제기된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FP)는 이란의 핵시설을 타격해도 이란의 핵개발이 발본색원되지는 않을 것이며, 이란의 중동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시키는 역효과를 나을 수도 있고, 경기침체 한가운데 있는 미국의 전쟁 비용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 역시 이란 핵시설 공격보다 외교적 노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은 이란 핵개발과 관련해 양자 및 다자차원의 추가 제재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 정부 당국자들은 IAEA 보고서 발표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제사회와 함께 하는 추가적인 제재는 물론 미국이 독단적으로 할 수 있는 일련의 추가 제재들이 있다”고 밝혔다.

▶국제유가 오르나=이란 핵문제가 부각되면서 국제 석유시장도 긴장하고 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민주화 혁명으로 리비아, 예멘, 시리아의 원유 공급이 정상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란까지 공습을 받게 되면 국제 석유 수급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IAEA 보고서가 발표된 8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1.28달러(1.3%) 오른 배럴당 96.80달러에 거래를 끝냈다. 5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90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했을 때 유가 상승을 정확히 예견했던 필립 베리거의 말을 인용해 “국제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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