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최대폭 증가
지난 달 은행권 정기예금이 1년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하는 등 시중자금의 은행권 쏠림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등의 영향으로 세계 금융시장에 빨간불이 들어오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민, 우리, 신한, 하나, 기업은행 등 국내 5개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10월 말 현재 380조5035억원으로, 전월 말 보다 6조6044억원(1.8%) 증가했다.
이는 지난 해 10월 9조697억원 증가한 뒤 1년 만에 가장 크게 늘어난 것이다. 요구불예금과 정기적금 잔액도 각각 3조4653억원, 3517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5개 은행의 총수신은 773조1905억원으로, 9월 말보다 13조9810억원 불어났다. 수신증가액이 10조원을 넘어선 것도 지난 2월 14조8837억원 이후 8개월 만이다.
이처럼 은행 수신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그리스 사태 등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된 데다 대형 저축은행들이 잇따라 정기예금 금리를 내리면서 은행예금과 저축은행간 금리 차별성이 없어진 때문으로 보인다.
저축은행 예금 가입자 중 상당수가 시중은행 정기예금으로 갈아타고 있는 것으로 금융권은 분석하고 있다.
한편 은행에 수신이 몰리자, 가계대출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10월 중 가계대출 증가율은 0.6%로,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에서 벗어나지 않았지만 대출 규모는 예사롭지 않다.
지난 달 순증한 가계대출은 1조7451억원으로, 전월 6235억원 보다 3배나 많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의 수요가 많아 마냥 억제할 수 만은 없는 상황”이라며 “가계대출의 회복세가 점차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재섭 기자/i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