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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GM, 현대차에 미래차 공동개발 제안
미래 자동차 개발을 위해 미국 GM과 한국 현대ㆍ기아자동차가 손을 잡는다. 특히 두 회사간 세부 협상에 정몽구 회장에 직접 나설 예정이어서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7일 헤럴드경제가 단독 취재한 바에 따르면 GM이 최근 현대ㆍ기아차에 미래 자동차 공동개발에 대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GM의 한 고위관계자는 “현대ㆍ기아차에 수소연료전지차량 공동개발을 제안했다”며 “이미 지난 8월 초 극비리에 GM본사 사장단이 대거 한국을 방문해 서울 양재동 현대ㆍ기아차 본사와 경기도 화성 남양연구소를 잇달아 방문한 바 있다”고 말했다.

GM이 공동개발을 제안한 분야는 수소연료전지차량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100년 전통의 자동차 왕국 GM이 현대자동차에 미래차 개발과 관련해 먼저 손을 내민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현대차의 기술력을 세계가 인정했다는 상징성도 큰데다 국익(國益)과 직결되는 매머드급 프로젝트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현대차 측은 GM의 이같은 제안에 긍정적인 반응이다. 그룹의 한 최고위 관계자는 “GM에 비해 연구개발비가 10% 수준인 현대차가 미래차 개발에서 기술력으로 인정받았다는 것만으로도 큰 일”이라며 “정몽구 회장도 국익을 고려하면서 최대한 긍정적 검토를 지시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상반기 공식 발표 가능성이 점쳐진다.

양사의 수소연료전지차 기술력이 합쳐질 경우 전세계 자동차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윤정식 기자@happysik
yjs@heraldcorp.com


포드-도요타 연합에 놀란 GM 현대차 찾아

“순수 우리 기술진이 만든 수소연료 전지차가 전 세계에서 탐낼 만한 수준에 이르렀다. 자동차로 국가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한 것이다.”

정몽구 회장은 GM이 현대ㆍ기아차에 수소연료 전지차 공동 개발을 제안한 것에 매우 흡족해하면서 자신이 직접 GM측과의 협상에 임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ㆍ기아차는 지금까지 걸어 온 친환경 엔진 및 연비 향상 프로젝트 역시 독자노선을 지향했다. 제휴를 통한 공동 개발이 분란의 소지가 크다는 점을 염려한 것이다. 때문에 이번 GM측의 제안도 오너가 직접 나서 꼼꼼히 따져보겠다는 전략이다.

게다가 정 회장은 현대ㆍ기아차와 GM의 미래차 공동 개발이 단순하게 두 회사의 판단 만으로 이뤄질 결정내려질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룹 한 고위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은 아무리 사기업이 독자 개발한 기술이라도 국가의 경쟁력이라는 생각”이라며 “기술제휴나 공동 개발은 국민과 정부 등 사회 전반의 공감대도 고려해야 하는 일이라는 관점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ㆍ기아차가 대한민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고려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제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합종연횡(合從連橫)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 됐다. 과거에는 몸집을 불려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해 뭉쳤지만 이제는 비용절감을 통한 기술제휴로 무한경쟁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손을 잡는다. 이번 GM의 제안도 치열해지는 연비 경쟁 때문이다.

특히 주요 선진국 정부들은 앞다퉈 연비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정부는 2025년까지 연비를 현재보다 2배 이상 높인 새로운 기준을 도입한다고 발표했고, 일본도 2020년까지 현재 연비보다 20% 이상 개선해야 하는 새로운 기준을 내놓았다.

한국 정부도 내년 상반기쯤 세계 최고 수준의 연비 규제를 발표할 전망이다. 자동차 회사들 입장에서도 시장에서 퇴출당하지 않으려면 연비를 높이는 기술력 개발에 사활을 걸어야만 한다.

이런 흐름 속에 미국 포드자동차는 지난 8월 일본 도요타자동차와 소형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용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앞서 올해 상반기 폴크스바겐은 일본 경차 전문 메이커인 스즈키의 지분 19.9% 인수. 경차에 강한 스즈키의 기술을 빌려오겠다는 전략이다.

유럽 프리미엄 시장에서 전통의 라이벌 관계인 독일 BMW와 다임러벤츠는 올해 들어 비핵심 부품의 공용화에 합의해 소형차 차체(플랫폼)를 공동개발하는 등 손을 맞잡았다. 같은 시기 일본 내 라이벌인 닛산과 미쓰비시도 경차에 한해 아예 개발부터 생산까지 함께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아직 짝을 못찾은 GM이 현대기아차에게 먼저 손을 내민 것이다.현대ㆍ기아차는 2000년대 초 수소연료전지 개발을 위해 GM과 일부 제휴를 추진했다. 하지만 GM의 무반응에 결국 무산된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GM 본사 측 한 고위관계자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GM의 미래차 개발 투자는 개점휴업 상태가 됐고 이후 현대차의 기술력은 상당부분 GM을 따라잡았다”며 “그 중에서도 수소연료 전지차는 함께 연구했을 때 시너지를 가장 많이 낼 수 있는 부분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미 방한 전 미국 워싱턴에서 치러진 수소연료 전지차량 테스트 드라이브 행사서 현대차 투싼IX 수소연료전지 차량을 시승해 보는 등 현대차의 기술력을 확인한 뒤였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 역시 “연비 경쟁 혹은 미래자동차를 준비하는 데서 한국이 얼마나 철저하게 준비해 왔는지 글로벌 경쟁자들이 인정하기 시작했다”며 “전에는 GM에 매달렸지만 이제는 철저히 손익을 계산해서 따져보고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식 기자 @happysik
yj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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