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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들에 방사능 물려줄수 없다”…주부들 측정기 들고 마트로
‘차일드 세이브’ 활동 활발
지난 1일 서울 월계2동 주택가에서 방사능 수치가 시간당 3000n㏜(나노시버트)로 주변보다 높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서울 주택가에 방사능 오염 지역이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세상에 알린 주인공은 평범한 부모들이었다. 바로 “방사능으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지키겠다”며 지난 7월 발족한 온라인 모임 ‘차일드세이브(http://cafe.naver.com/save119)’ 회원인 엄마 아빠들이다.

방사능 측정기를 휴대하고 있던 지역 주민이 신고한 것으로 각종 언론에 보도됐지만 사실 두 차례의 현장 답사와 사전 측정까지 거친 차일드세이브 회원들의 치밀한 조사에 따른 결과였다. 이들이 수고를 자처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다. “우리 아이들에게 방사능 위험 시대를 물려줄 수 없기 때문”이다.

차일드세이브는 지난 7월 23일 개설된 이후 현재까지 회원수만 2600여명에 달한다. 이들은 100만원을 훌쩍 넘는 방사능 휴대용 측정기로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의 방사능 수치를 매일 측정해 ‘방사능 수치와 분석’ 게시판에 올린다. “대구 아침 9시30분부터 20분간 cpm평균 161. 거의 100대에서 200대 초중반 입니다” 등 전국에서 각 지역의 구체적인 방사능 수치가 매일 업데이트되는 셈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울진민간환경감시단체에 식품방사능 분석을 의뢰해 1차 결과를 얻기도 했다. 단체에 의뢰한 검사는 요오드나 세슘 등 일반적인 방사능 물질 이외에 식약청에서 검사하지 않고 있는 스트론튬에 대한 검사다. 국내산 식품뿐만이 아니라 일본수입식품의 방사능 분석도 진행할 계획이다.

차일드세이브 카페 개설자인 주부 전선경(43)씨는 “원전 위험이 축소되고 은폐되는 게 많다. 일본 원전 사고 이후 해결된 것이 전혀 없는데도 우리나라는 무대책 무방비 상태다. 방사능에 노출되면 아이들이 가장 많은 피해를 입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방사능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고자 모임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전씨는 “정부는 요오드나 세슘 검사만 할 뿐 핵심적인 넵투늄, 스트론튬 이런 검사를 하지 않는다. 게다가 일본산 수입식품에 대해선 찍기식 검사인 건수검사를 할 뿐이다.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원자력에 대해 무지하던 주부들이 핵종 공부를 하며 방사능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분석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는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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