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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스 주민투표 정치도박> G20회의 코앞인데…유럽 지도부 당혹…의장국 사르코지 대선까지 위협
오는 3일 예정된 주요 20개국(G20) 회의를 코 앞에 두고 발표된 그리스의 2차 구제안 국민투표 결정이 G20회의 전망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또한 성공적인 회의 개최를 준비해왔던 의장국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번 사태로 내년 대선까지 위협받는 위기에 처하게 됐다.

▶당혹스런 유럽 지도부=그리스 구제안에 합의했던 유럽 지도부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리스가 G20회의 코앞에서 “국민의 뜻에 따르겠다”며 돌연 승부수를 던짐에 따라 이번 회의에서 유럽 재정 위기를 대처할 구체적인 해법이 나올 수 있을 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유로그룹 의장인 장-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는 1일 룩셈부르크 RTL 라디오회견에서 “그리스 구제안이 국민투표에서 부결될 경우 이 나라가 디폴트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고 경고했다.

융커는 “이는 이미 불안할대로 불안해진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이라면서 따라서 “침착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투표에 어떤 내용이 회부될지, 그리고 그리스 국민이 어떻게 반응할지가 관건”이라고 신중하게 언급했다.

그는 이어 “그리스 국민이 (유로 위기 타개의) 지대한 책임을 느끼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올바른 결정을 내릴 것”이라면서 따라서 “그리스를 자극하는 부정적이고 불쾌한 반응을 보이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이 문제에 대해 지금 확실하게 얘기하는 것이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하지만 프랑스 출신 필립 주뱅 유럽의회 의원은 “게오르그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유로존 위기 타개를 위한 프랑스와 독일의 노력을 물거품을 만들었다”고 맹비난했다.

지난해 서울 회의에 이어 여섯번째로 열리는 칸 G20 정상회의는 유로존 채무위기에 대한 주요국들의 공조 기대감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하지만 그리스의 ‘정치도박’ 불거진 가운데 열리게 돼 세계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번 칸 정상회의에서는 금융권의 도덕적 해이 문제를 비롯해 조세 피난처 문제, 금융거래세 도입 방안, 국제 금융개혁 방안, 위안화 평가절상 문제 등이 심도있게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 위협받는 사르코지=그리스의 주민투표 발의로 프랑스의 사르코지 대통령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 “그리스의 결정이 사르코지 대통령에 폭탄선언이 됐다”며 “G20회의를 위한 막바지 준비를 뒤엎었을 뿐 아니라 내년 대선 전략에도 악영향을 끼쳤다”고 보도했다.

사르코지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그리스 구제 금융안을 포함한 유로존의 계획을 관철시키고 재정위기를 수습할 방안을 도출해 위기에 빠진 세계 경제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할 계획이었다.

또한 개인적으로도 아직까지 내년 대선 출마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은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번 G20회의를 성공적으로 이끈 후 국민 여론이 좋을 때 재선 도전을 선언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그리스의 충격적인 발표로 G20회의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이같은 사르코지의 계획도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지지도는 이미 내리막길에 있다. FT는 “사르코지 대통령은 프랑스의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2차 긴축안을 통과시켜야 하고 프랑스 신용등급을 트리플 A로 유지해야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며 “내년 대선의 강력한 대항마인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를 따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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