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회동 통해 ‘10+2’ 협상

ISD등 상당부분 진전 시사



파행으로 치닫고 있는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과 관련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물밑협상이 급물살을 타 막판 ‘빅딜’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양당 원내대표는 밤샘 협상을 통해 31일 새벽 민주당이 재재협상 근거로 제시했던 ‘10+2’의 해법을 위한 실타래를 상당 부분 잡았다.

정치권에서는 ISD 조항 삭제 또는 우회경로를 통한 효력 제한을 여권이 제시하고, 대신 야권이 비준 처리를 물리력으로 막지 않는 물밑 합의에 마지막 기대를 걸었다.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31일 헤럴드경제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여당의 물리력을 동원한 비준안 강행 처리 가능성을 일축했다. 황 원내대표는 “국민들이 정확한 기준을 통해 무엇이 맞느냐 판단해야 한다”며 “강행 처리 이야기만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새벽까지 계속된 여야 원내대표 간 협상를 바탕으로 비준안 처리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시사한 것이다.

야권이 끝까지 한ㆍ미 FTA 비준 반대 이유로 굽히지 않고 있는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문제에서도 황 원내대표는 “전반적인 합의를 봤지만, 좀 더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면서도 “ 관련 부분에 대해서는 민주당의 요청에 따라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해 심야 회동에서 일정 부분 진전된 합의가 있었음을 암시했다.

이와 관련해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날 합의에 대해 “패키지 딜링”으로 정의하며 “야 5당 전체 의총을 열어 (최종 입장을)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협상 내용을 바탕으로 야당 의원들 설득에 나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다만 ISD에 대해서는 강경파 및 다른 야당의 입장을 고려,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김 원내대표는 “ISD 폐기 없이 강행처리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두 원내대표 간 회담을 통해 여야가 ISD 조항과 FTA 비준안 합의 처리라는 주고받기 타협점을 찾은 것으로 분석했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