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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매번 뿌리뽑힌 조폭은 왜 또 기승부리나?
‘조폭과의 전쟁’에 나선 경찰이 일주일만에 200명이 넘는 조직폭력배들을 검거했다. 서민경제를 울리고 민생치안을 불안케 하는 조폭들을 단시간만에 ‘총한방 쏘지 않고’ 잡아들인 것은 칭찬할 만한 이야기다. 하지만 이를 보면서 불과 한달전의 일들이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9월 21일, 경찰은 3개월간의 집중단속을 통해 총 1343명의 조직원을 검거.이중 257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특히 “조직폭력배 두목 등 수괴급 만도 총 28명을 검거해 조직의 이합집산과 집단폭력행사를 집중적으로 막았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경찰의 이 같은 자랑이 무색하게도 불과 한달만에 인천 시내 한복판에서는 조직원 100여명이 서로 대치하는 ‘무시무시한’사건이 벌어졌다. 아필이면 ‘경찰의 생일’인 경찰의 날에 생긴 일이다. 생일상 받을 날에 뒤통수를 맞은 경찰은 ‘조폭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청장이 직접 나서 “조폭에겐 인권이 없다. 총기를 사용해서라도 잡아낸다”며 강경대응을 설파했다. 이후 일주일만에 경찰은 200명이 넘는 조폭을 검거해냈다. 또 다시 조폭 수괴급을 잡아가며 지역 사회 조폭을 ‘일소’하는큰 공을 세웠다고 자부한다.

그렇다면, 지난 7~9월까지 3개월간 집중 단속을 벌여 ‘조폭들의 이합집산과 집단폭력 행사를 막은’ 것은 무엇이었단 말인가. 3개월간 집중단속을 했지만 겨우 한달만에 다시 이렇게나 많은 조직과 폭력배들이 생겨날 정도로 이 사회가 썩었다는 것인가. 아니면 3개월 집중 단속에서 놓친 조폭들이 이리도 많았다는 것인가?

해답은 경찰이 보다 잘 알고 있다. 경찰은 지난 9월, 집중단속에서 검거된 인원중 전과 9범이상이 46.7%를 차지하는 등 대부분이 전과자(96.5%)에 의한 범죄라고 분석했다. 이어 경찰은 자금원 차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관계부처와 협조해 세무조사, 자금추적으로 자금원 차단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직폭력행위를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한, 검거와 처벌만으로 조폭을 막을 수 없다. 장기간에 걸친 조직수사와 부정이익 환수를 통해 조직자금을 뿌리뽑아 조직재건이 불가능하게하는 것이 조폭 일소의 핵심이다. 일본 경찰이 최근 야쿠자를 소탕하면서 부정이익 환수에 촛점을 맞추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하지만, 정작 한국 경찰은 ‘총기를 써도 좋다’며 조직원 검거만 외치고 있다. 매번 경찰 발표때마다 ‘뿌리 뽑힌’ 한국의 조폭들이 항상 우리 곁에 남아 있는 이유다. <김재현 기자 @madpen100> mad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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