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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교구, 안중근의사 시복(諡福) 추진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안중근(1879-1910) 의사를 시복(諡福, 하느님의 종)으로 선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서울대교구는 안 의사를 포함해 551명을 시복 추진 대상자로 선정하고, 자료 수집에 들어갔다.

시복은 천주교에서 성인(聖人)으로 추대되는 전(前) 단계로, 순교자와 신앙의 모범을 보인 사람을 사후에 복자(福者)의 반열에 올려 추앙하는 제도다. 현재 한국 천주교계에서 성인의 반열에 오른 사람은 최초의 한국인 사제인 김대건(1821~46) 신부 등 순교자 103위(位)다.

1895년 세례를 받고 천주교에 입교한 안 의사는 황해도 해주와 옹진 일대에서
전교활동을 펼친 가톨릭 신자였다. 그러나 일제의 조선침략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시해한 행위가 천주교가 금하는 ‘살인행위’에 해당돼 오랫동안 천주교도로 인정받지 못하다가 1993년 신도로 공식 복권됐다.

작년 6월 ‘서울대교구 시복시성 준비위원회’를 구성한 서울대교구는 기초 자료 조사와 검토작업을 거쳐 최근 총 551명을 시복 추진 대상자로 선정했다. 551명 중에는 안 의사 등 ‘근·현대 신앙의 증인’ 24명과 ‘조선왕조 치하의 순교자와 증거자’ 527명이 포함됐다. ‘조선왕조 치하의 순교자와 증거자’에는 ‘백서사건’의 주인공 황사영(1775-1801)도 포함됐다. 황사영은 김훈의 새 소설 ’흑산’에도 등장하는 인물이다.

서울대교구 시복시성 준비위원회는 안 의사 등 시복 추진 대상자와 관련된 문서와 사진, 편지 등 자료와 증언을 수집 중이다. 지난달 말에는 심포지엄도 개최했다. 안 의사 등에 대한 시복 선정은 국내에서의 검증 이후 교황청의 심의과정을 거쳐 교황이 최종 재가한다.

주교회의 관계자는 “(안 의사 등) ‘근현대 신앙의 증인’의 경우 역사와 맞물려 교회 밖에선 관심이 높지만 해당자의 죽음이 진정으로 가톨릭 신앙을 위해 목숨을 바친 것인지에 대한 판단과 검증이 필요해 선정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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