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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강업계 "환율 때문에.."
철강업계가 환율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환차손 때문에 순이익이 줄거나 적자로 전환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환차손은 장부상 수치일 뿐’이라며 애써 자위하지만, 순이익이 경영실적의 중요한 지표인만큼 기업 입장에선 간과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현대제철은 올 3분기 127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봤다. 영업이익은 28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43.7%나 늘었지만 39억 달러의 외화 채권에 대한 환차손 3972억원이 반영되면서 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업계 비수기라는 계절적 요인과 정기 대보수 및 휴가철로 인한 조업일수 하락 등에도 불구하고 영업 쪽에서 상당히 선전을 한 현대제철 입장에서는 순익 적자 전환이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경영본부장인 강학서 부사장은 “4000억원 가량의 환차손이 반영되며 순익이 적자로 돌아섰지만, 환차손은 장부상의 손실일 뿐”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상환해야 하는 단기부채가 21억 달러임을 감안하면 실제 환차손은 이보다 훨씬 적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도 3분기에만 1조840억원의 환차손을 기록해 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83%나 급감한 2333억원에 불과했다. 순이익률도 1.4%로 급락했다. 현대제철처럼 적자전환을 하지는 않았지만, 보통 8~10%의 순이익률을 기록하던 포스코의 입장에서는 굴욕적인 수치다.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동국제강과 동부제철도 2000~3000억원 가량의 환차손을 봤을 것이라고 시장은 예측하고 있다.

이는 3분기 환율이 달러당 1200원을 웃돌며 급등했기 때문이다. 철강업계는 원료 수입분과 제품 수출분 비율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환율 변동에 대응해 실제 환 헤지 물량은 외화채권의 20~30% 밖에 되지 않는다. 또 올해 평균 환율을 달러당 1050원 내외로 예측하고 환율 변동에 대응해왔다.

하지만 3분기 환율이 예상 외의 범위까지 급등하는 등 요동쳐 환율 변동에 맞는 수출입 비율 조정을 하기 힘들었다. 이에따라 환헤지가 안된 나머지 70~80% 의 외화채권은 환차손이 날 수 밖에 없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원화 강세 포지션을 가지고, 원료 수입과 제품 수출의 비중 조정을 통해 환율 관리를 할 수 있다는 철강업계의 자만심이 환차손을 불러온 것”이라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shinsoso>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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