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부터 파격행보…박원순 서울시장 권위 버릴까?
취임식 최대한 조촐하게?관용차도 중형급으로?
시장 공관입주도 포기?
파격인사는 언제쯤?
“책상머리에서 연구하는 것보다 경청을 통해 답을 찾겠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7일 시장 취임 첫 일정으로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았다. 그는 시장에서 꽃게를 사고 상인들과 포토타임을 가졌다. 그리고 지하철로 서울시청에 출근했다. 서민부터 챙기겠다는 시민단체 출신다운 파격 행보다. 과연 그는 전임 시장들과 얼마나 다른 행보를 보일까.
▶취임식부터 다르다?=서울시는 우선 과거 고건, 이명박, 오세훈 전 시장이 하던 관례대로 세종문화회관에서 11월 초에 취임식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박 시장 측에서 반대하고 있어 난감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박 시장의 취임식이 서울광장에서 시민들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거나 아니면 친서민 정책에 따라 서소문 청사에서 공무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조촐하게 치러질 가능성도 높다. 한 서울시 공무원은 “박 시장 측이 세종문화회관에서 취임식을 하는 것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예측을 못하고 있다”며 “장소와 취임식 규모는 어떻게 될지 몰라도 취임식은 11월 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쿠스 버리고, 공관도 포기할까=박 시장의 임기는 오세훈 전 시장의 잔여 임기인 2014년 6월까지이며 연봉은 1억209만7000원이다. 27일부터 업무를 시작한 박 시장은 5일치인 약 137만원을 받게 될 예정이다.
새 시장의 관용차는 에쿠스이나 친서민을 강조하는 박 시장이 그대로 타거나 아니면 그랜저나 쏘나타급으로 낮출 가능성도 점쳐진다.
서울 혜화동에 있는 서울시장 공관 입주 여부도 관심사. 서울시장 공관은 문화재청이 서울성곽 복원작업을 위해 퇴거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박 시장이 선뜻 공관 입주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 방배동에 보증금 1억원에 월세 250만원 전세살이를 하고 있는 박 시장의 선택이 주목된다.
▶인사는 언제쯤=박 시장은 취임과 동시에 2012년 예산안을 마련해야 한다. 예산안은 지방자치법에 따라 서울시장이 회계연도 시작 50일 전인 11월 11일까지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중기 사업계획을 짠 뒤 이를 실천할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기 사업계획을 예산안에 담고 인사까지 하기에는 시일이 상당히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당장 취임날 할 수 있는 인사는 각종 절차 때문에 정무 부시장 등 일부밖에 없다. 행정1ㆍ2부시장은 시장 임용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국가공무원이라 교체한다면 3주 정도 걸린다. 조직개편 역시 행정기구 설치ㆍ운영 조례상 시의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2~3개월 정도 소요된다.
박원순 시장은 이날 현충원을 참배한 뒤 방명록에 ‘함께 가는 길’이라고 썼다. 그는 의미를 묻는 기자들에게 “여기 계셨던 분들의 길을 따라간다는 의미도 있고 서울시장은 서울시민 모두의 시장이니까요”라고 설명했다.
이진용 기자/jycaf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