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이 사람-22년 공무원 생활 마감 심학봉 지경부 前국장]“100년후 로봇이 내 제사 지낼것”
로봇산업의 선구자가 관료의 모자를 벗었다. 이제 민간으로 돌아가 새로운 꿈과 희망을 펼칠 각오다.
22년 공무원 생활을 마감한 지식경제부 심학봉〈사진〉 전 국장(경제자유구역기획단장).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로봇산업의 선구자다. 그가 없었다면 오늘날 로봇산업이 이처럼 자리 잡기 힘들었다는 게 주변의 공통된 말이다. 로봇특별법 제정 등 국내 로봇산업의 ‘산파’ 역할을 해왔던 심 전 국장은 로봇산업 특별법을 제정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보다 앞서 로봇산업진흥원 개원ㆍ로봇랜드 조성 등을 통해 국내 로봇산업의 기초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역시 20년 공무원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으로 로봇산업과의 인연을 꼽는다.
“주변에서는 농담으로 100년 후에 로봇이 제 무덤을 정리하고 그 앞에서 제사를 지낼 거라고 얘기한다”며 웃는다. 로봇들이 ‘시조’로 모실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다.
그와 로봇의 인연은 운명과도 같았다.
“신생 로봇팀장으로 부임하고 나서 3개월간 자료를 읽으면서 향후 로봇이 우리나라의 신수종 산업이 될 것이라는 직감을 했다.”
우리나라의 다이내믹한 소비 성향 등을 감안하면 로봇애완견과 로봇청소기 등 향후 로봇 수요는 폭발할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그의 예상은 어느덧 현실이 되고 있다.
심 전 국장은 이 밖에도 전자산업 담당사무관으로서 당시 외국산에 의존하던 ‘반도체장비의 국산화 방안’을 수립하고, ‘2차전지산업 육성 방안’ 마련 등 국내 산업 정책을 두루 거쳤다. 그는 한전 민영화를 담당하면서 가졌던 경험을 모아 ‘한국의 전력산업 구조 개편과 법률 해설’(2001년)을 집필했으며 OECD 파견 경험을 바탕으로 ‘귤과 탱자의 성장전략’(2007년) 등 2권의 저서를 출간하기도 했다.
그는 지경부 내에서 마당발로도 이름이 높았다. 지경부 축구동아리에서 스트라이커이자 감독을 맡으면서 동아리원 간 유대감을 형성하고 원만한 소통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 전 국장의 리더십은 높은 평가를 받아 인사계장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기술고시 출신으로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심 전 국장은 이번에 공무원 생활을 마감하고 자신의 고향인 구미로 돌아간다. 공무원 때보다 더 큰 포부를 펼칠 각오다. 구미를 ‘우리나라의 실리콘밸리’로 도약시키겠다는 포부다. 어린 시절 그는 가난한 가정형편으로 학업을 계속할지를 고민해야 했다. 중학교를 수석 졸업하고도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할 상황이었다.
“마침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로 설립한 국립구미전자공고에 진학해 학업을 지속하고 장래 꿈을 키울 수 있었어요. 먹여주고 공부도 시켜준다니 정말 고마웠죠.”
이제는 그 자신이 구미 발전을 위해 헌신할 때라는 생각이다. 그는 민ㆍ관ㆍ학의 협력과 기업들의 적극적 참여, 문화 및 신산업 등 신성장 동력 창출 등을 기반으로 구미를 ‘활력과 희망이 넘치는 첨단 IT도시’로 변모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박지웅 기자/goahead@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