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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 맛본 北근로자들 “자본주의자 다 됐다”
개성공단 기업들 성과급 등 요구에 노무관리 애로 호소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들이 부쩍 기본임금 외 성과금이나 장려금을 추가로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사업장별 결근율도 평균 10%를 넘는 등 사업개시 7년이 지나면서 노무관리 문제가 점점 난제로 대두되고 있다.

20일 개성공업지구 입주업체 등에 따르면, 최근 들어 북측 근로자들의 급여인상 요구가 잦아지고 있다. 기본임금 인상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장려금이나 성과금 등으로 올려주길 요구한다는 것이다. 이웃 회사들과 비교해 성과금이 적거나 없는 회사의 경우 종종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다고 입주업체 전ㆍ현직 관계자들은 전했다. 업황이 상대적으로 나쁜 회사의 경우 잔업이나 특근을 실시하지 않아 이런 불만이 더욱 높다고 한다. 


한 의류업체 법인장은 “요즉 북측 근로자들이 심심찮게 요구하는 것은 급여인상”이라며 “기본임금은 손대지 못하더라도 장려금 성과금 등으로 올려달라고 작업조장을 통해 요청해 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임금인상 요구 때 근거자료도 없이 ‘어디 회사는 그렇다더라’는 식으로 막무가내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성공단 근로자들은 2004년 6월 시범사업 개시 이래 2006년까지 사회보험료(산재, 건강보험 포함) 월 57.5달러의 기본임금(최저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기본임금은 2007년부터 5년간 매년 5%씩 인상돼 현재 63.814달러에 이른다. 여기에 잔업 및 특근수당, 장려금 등을 합치면 월 평균급여는 100∼120달러로, 베트남 근로자 평균임금(100달러)과 비슷한 수준이다.

초코파이 등 ‘노고물자’ 지급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 기업들이 매일 북측 근로자에게 거저 나눠주는 초코파이, 라면, 비스킷 등의 갯수도 다른 업체와 비교해 적을 경우 항의 대상이 되고 있다. 대략 초코파이의 경우 매일 출근시 2개, 연장근무시 2개를 더 주는 식이다. 업체별로 매주 라면이나 비스킷을 추가로 1, 2개씩 주기도 한다.

따라서 개성공단은 북이 자본주의 경제를 학습하는 창구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연장근무, 공휴일 특근, 철야근무 등의 제도가 도입된데다 성과금 개념까지 정착됐기 때문이다.

최근까지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에 근무했던 한 인사도 “일일, 월별 생산목표를 달성했을 경우 성과금이나 상금을 달라는 요구가 많다”며 “이는 개성공업지구법에도 목표 초과달성시 장려금을 주도록 한 규정이 있으며, 북측 근로자들도 이를 알고 휴식시간을 줄여 일하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한편 북측 근로자들의 높은 결근율도 생산차질 요인이 되고 있다. 업체별로 평균해 보면, 북측 근로자 결근율은 평소 8%에서 농번기에는 이보다 2배 정도 늘어난다. 특히 봄 파종기와 가을 수확철에는 가구마다 일정 인원이 노력동원에 나가므로 인력운용이 어렵다는 것이다. 경제난으로 중앙배급체계가 붕괴되고 지역별 배급체제로 전환되면서 노력동원 횟수는 더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2차로 2007년 입주한 업체의 관계자는 “한 가족이 모두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경우 집안에 문제가 생겼을 때 남편, 부인, 자녀 등의 순으로 돌아가면서 결근한다”며 “고용과 인사ㆍ노무관리 자율권도 없는데 사정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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