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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J그룹 삼성생명 지분 매각…시장 반응은 ‘싸늘’
대한통운 인수위해 처분

자금여력 다시 도마위에



CJ그룹이 보유 중인 삼성생명 주식을 대거 처분했다. 대한통운 인수대금 마련 때문이다. 그런데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다급한 모습이 엿보여 CJ그룹의 인수여력이 다시 도마위에 오르는 모습이다. CJ그룹주는 물론 삼성생명까지 물량부담 문제가 불거지며 급락으로 화답, 향후 추가자금 마련에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CJ제일제당은 18일 삼성생명 보유주식 300만주를 20일 2565억원에 처분한다고 밝혔다. 주당매각가격은 8만5500원이다. 지난 8월 30일 CJ제일제당이 CJ로부터 439만4340주를 매입할 당시 주당가격은 8만5000원으로 불과 주당 500원(0.58%) 차익에 불과하다. 각종 거래비용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크게 얻은 게 없는 거래였던 셈이다. 같은 날 100만주 처분을 밝힌 CJ오쇼핑도 마찬가지다. 이번 매각으로 CJ그룹에 유입되는 현금은 3420억원으로 지난 7월 대한통운 인수계약 당시 금액 1조8450억원의 18.54%다.

문제는 이번 지분 매각으로 삼성생명 주가의 추가 하락이 예상되고, 이에 따라 CJ제일제당과 CJ오쇼핑이 가진 잔여 지분(각각 139만4340주, 100만주)의 매각이 원활치 않을 것이란 점이다. 9만원대를 지켰던 삼성생명 주가는 18일 8만원대로 주저앉았는데, 시간외매매시 약 5%의 할인율을 감안하면 자칫 매수가격인 8만5000원 아래로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대한통운 지분매입 계약 당시 CJ제일제당은 2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고, 삼성생명 보유주식과 보유부동산 등을 활용해 자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CJ지엘에스는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및 차입 등을 방안으로 내놨다. CJ지엘에스 증자 부담으로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보유지분 23.8%(137만20주)를 CJ에 610억원에 매각했다. 6월 말 기준 CJ지엘에스의 주당순자산(BPS)은 3만7264원이다.

CJ가 삼성생명 보유 지분을 CJ제일제당과 CJ오쇼핑에 매각한 이유는 지주회사의 금융회사 주식보유 금지 유예기간이 끝났기 때문이다. 처분 당시 CJ그룹은 “삼성생명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어 외부에 파는 것보다 계열사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이유를 곁들였다. 하지만 결국 주당 500원을 더한 가격에 CJ제일제당과 CJ오쇼핑이 삼성생명 지분을 매각함으로써, 이 같은 설명은 힘을 잃게 됐다. 이보다는 CJ그룹이 삼성생명 주식을 저평가된 값에 팔 정도로 대한통운 인수자금 마련이 급한 게 아니냐는 시장의 우려만 사게 된 셈이다. CJ로부터 삼성생명 지분을 1700억원에 매입할 당시 CJ오쇼핑의 보유현금(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자산)은 643억원에 불과했다.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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