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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줄막힌 기업…신용위기 도미노?
LG전자 등 유동성 ‘적신호’

한기평 “현금보유비율 답보”

금융위기 전보다 사정 악화


회사채 발행 우량기업 집중

경기위축땐 中企붕괴 가능성

선진국 연쇄긴축 가능성 촉각



기업의 재무안정성이 2008년 금융위기보다 나빠진 것으로 나났다.

2010년부터 공격적인 투자를 집행해 왔는데, 올 하반기부턴 경기 악화로 영업이익이 감소한 탓에 현금흐름은 악화됐다. 하반기들어 유상증자와 단기차입이 늘고 있다. 신용등급을 강등당한 LG전자의 경우가 이젠 다른 기업들에게도 벌어질 수 있는 일이 됐다. 그나마도 상황이 나은 곳은 회사채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지만, 발행여건이 나쁜 곳들은 주식, 채권시장에서의 자금조달마져 어렵다. 기업 신용위기가 주식시장의 새 복병으로 등장할까 우려된다

▶곳간은 비어가고, 들어오는 돈은 줄고=한국기업평가의 최근 분석을 보면 2008년 이후 신용등급 ‘AAA’인 기업을 포함한 대다수 기업의 현금보유비율은 답보 상태이거나 되레 낮아졌다. 현금보유비율은 현금과 현금성 자산, 단기금융상품, 매도 가능 증권을 합한 금액이 자산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가리킨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가 예측한 83개 상장사의 올해 연간 잉여현금흐름(연결재무제표기준) 전망치는 7월 말 74조4989억원에서 지난 13일 현재 42조9902억원으로 42%나 급감했다. 투자활동 현금흐름이 18% 늘었지만,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18% 감소한 탓이다.


▶돈 빌리러 사방팔방=기업은 현금보율을 늘리기 위해 회사채, 유상증자, 단기차입을 늘렸다. 금융감독원이 17일 발표한 9월 직접금융 조달금액 집계에 따르면, 회사채 발행 규모가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95조665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5조9857억원보다 11.3% 증가했다. 특히 금융채나 은행채를 제외한 일반회사채는 44조6467억원이 발행되면서 전년 동기 33조1055억원 대비 34.9%나 급증했다. 그런데 이 중 99%가 대기업 발행분이다. 비우량 가운데 가장 사정이 좋다는 BBB등급의 회사채 발행 규모가 9월 700억원으로, 8월(2400억원) 대비 70.8%나 급감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현재 증권사들을 통한 기업들의 기업어음(CP) 발행잔액은 63조7489억원으로 작년 말 47조843억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 이번주 회사채 발행계획도 모두 40건 2조2942억원으로, 전 주(17건, 1조1500억원) 대비 2배로 늘었다.

올들어서 9월까지 유상증자액은 5조2879억원으로 전년동기(3조4130억원) 대비 1조8749억원(54.9%)가 늘었지만, 반면 중소업체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인 기업공개(IPO)는 투자심리 위축 속에서 46.4%가 감소했다.

▶신용(credit) 위기 올 수도=기업 돈줄이 말라가는 상황에서 실물 경기 위축이 본격화하면 재무안정성이 취약한 중소 기업들 순서로 도미노로 신용위기가 닥칠 것이란 우려도 커지는 모습이다.

이수정 SK증권 연구원은 “중소기업의 경우 은행 대출 상황이 4분기에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내외 신용리스크로 중소형사 자금 조달 여건이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이경록 NH투자증원 연구원 역시 “내년까지는 자금조달 시장의 양극화가 계속될 것”이라고 악화 가능성을 예상했다.

김학주 우리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유럽 재정 위기가 제대로 해결되는 방향으로 간다면 유럽과 미국 정부의 긴축이 이어지며 유동성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중소기업들을 시작으로 지금부터는 기업 내부 현금흐름이 급격하게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선진국이 긴축에 나설경우 자기자본이익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고,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져 그만큼 증시도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지숙ㆍ신수정ㆍ안상미 기자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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