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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진국發 신용위기…글로벌증시 ‘풍전등화’
스페인 및 美·유럽 대형은행 신용등급 줄줄이 강등…의미와 전망
유로존 4大 경제대국

독일 빼곤 모두 강등 위기

신흥국 번질땐 악화일로


코스피 7거래일만에 약세전환

추가하락 염두 보수적 대응을


반짝했던 증시를 다시 먹구름이 덮쳤다.

13일 8월 초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으로 글로벌 증시 폭락을 촉발한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스페인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유럽계 유일의 국제신용평가사인 영국 피치도 이날 유럽과 미국의 12개 대형은행에 대한 신용등급 및 전망을 하향했다. 미국 은행의 부진한 3분기 성적표도 줄줄이 공개되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을 부추길 만한 재료다.

6거래일간 승승장구하던 코스피는 14일 유럽발 악재로 7거래일 만에 약세로 전환했다. 13일 월간 누적 순매수로 전환한 외국인의 변심에다, 1800 회복의 일등공신인 연기금의 매수 기세도 꺾이며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곽병렬 유진증권 연구원은 “증시 저점 테스트 국면을 재현시킬 3대 불안요인이 한꺼번에 터졌다”고 평가했다. 


유진증권이 예상한 10월 3대 악재는 ▷유럽 은행의 자본 강화 규정에 따른 부실자산 상각 우려 ▷프랑스와 스페인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 ▷미국 금융주의 연쇄적인 어닝쇼크였다.

그는 “유럽 은행의 자본 확충 논의가 보다 구체화할수록 엄격한 자본 강화 규정에 입각한 부실자산 상각에 대한 경계감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피치의 은행 신용등급전망 조정의 주된 이유가 바로 자본 확충에 대한 정부 지원 여력의 제한이다. 스스로 책임져야 할 부분이 커진 은행으로서는 유동성 확보에 나설 수밖에 없고, 이는 2000년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국내 증시 유럽계 자금의 비중을 더 낮출 빌미가 될 수 있다.

이 같은 은행의 부담 가중은 증시 수급뿐 아니라 기업실적 등 펀더멘털을 뒤흔드는 악순환 고리를 만들고 있다. S&P의 스페인 신용등급 강등은 예상했던 조치지만, 그 원인이 은행의 부실자산 증가와 21%에 달하는 실업률에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부실처리를 위해 은행은 돈줄을 죄게 되고, 이는 실물경기 악화로 이어져 고용을 짓누르며, 이로 인해 소비경제가 치명타를 입게 되는 구조다.

스페인은 독일ㆍ프랑스ㆍ이탈리아에 이어 유로존 네 번째 경제대국이다. 그리스와 체급이 완전 다르다. 유로존 4대국 가운데 재정이 탄탄한 독일을 제외하면 프랑스만 남았는데, 시장에서는 등급 강등이 조만간 이뤄질 것이란 예상이 많다. 프랑스는 스페인과는 또 체급이 완전 다르다.

유럽발 신용 도미노가 신흥국으로 번지는 보다 악화된 국면도 예상된다. 선진국 은행의 신용등급을 잇따라 수술한 피치는 지난달 초 중국 은행권에서 자산건전성 악화가 예상된다며 12~24개월 내 신용등급 하향조정 가능성을 경고했다. 중국의 성장둔화와 부동산 부실 조짐이 심상치 않아 선진국발 신용 도미노가 신흥국까지 번질 가능성은 아직 열려 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국제 신용평가사가 글로벌 공조를 이끌기 위해 우리나라나 중국의 지방정부 부채 문제 등을 언제든 지적할 수 있다”며 당분간 하방을 열어둔 보수적 대응을 주문했다.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
/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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