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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제 그랬냐는 듯…나-박 TV토론 180도 ‘말 세탁’ 향연
나경원

무상급식 반대 입장 뒤집고

“당선되면 조정” 수용의사


박원순

참여연대 합조단 발표 부인에

“천안함 北소행 믿는다” 대응




‘과거는 잊어라. 당선이 중요할 뿐이다.’

후보 간 본격적인 토론이 시작되면서 나경원, 박원순 두 후보의 화려한 ‘말 세탁’이 주목받고 있다. 같은 사안에 대해 과거와 180도 달라진 발언은 두 후보 대변인들조차도 해명을 군색하게 만들 지경이다. 

11일 한나라당의 나 후보 캠프는 ‘무상급식’ 관련 해명에 곤혹을 치렀다.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보수의 가치를 지키는 성전”이고 “오 전 시장은 계백”이라며 전면 무상급식 반대에 앞장섰던 나 후보가 “시장이 됐을 때 다소 조정할 수밖에 없다”며 무상급식 수용 의사를 밝힌 것이 문제였다.

권영진 선대위 상황본부장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나 후보 소신이) 원칙적으로 바뀐 것은 없다”면서도 “다만 서울시정을 다룰 때는 원칙과 유연성이 겸비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오 전 시장과의 차별화를 통해 보궐선거 책임론을 물타기하려는 전략으로 정치권은 해석했다. 또 무상급식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인 바 있는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을 위한 말 바꾸기라는 분석도 있다.

6년 전 대변인 시절의 발언도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김현 민주당 부대변인은 이날 ‘대통령의 오기만 남은 비정상회담’(2006년 9월 한ㆍ미 정상회담 관련), ‘서민들은 죽어가는데 대통령은 6억원 대출받는 것이 제정신인가’(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 신축 관련) 등 나 후보의 과거 발언을 소개하면서 “그 말들을 돌려드리고 싶다”고 역공을 펼쳤다. 대통령의 미국 방문, 그리고 사저 신축 논란 등 현 정치 이슈에는 침묵하고 있는 모습을 비꼰 것이다.

서울시장 선거를 보름 앞둔 11일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는 노인종합복지관을 찾아 한 표를 당부했고, 박원순 무소속 후보는 벤처기업을 찾아가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정희조ㆍ김명섭 기자/checho@heraldcorp.com

박원순 후보는 ‘천안함’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박 후보는 전날 한 토론회에서 그가 몸담았던 참여연대가 합동조사단의 발표를 정면 부인하는 내용의 서신을 유엔에 보낸 것과 관련한 질문에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믿는다. 나는 안보관이 투철한 사람”이라며 안보 검증을 정면 돌파했다.

하지만 이는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시절 자신의 홈페이지에 “천안함 사태를 국민이 믿지 않는 이유는 정부 여당에 유리한 시기에 발표했다는 ‘강력하고 합리적인 의문’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형광등, 멍게 유사물질 등을 근거로 합동조사단의 발표를 불신하는 목소리를 옹호했던 것과 전혀 다른 것이라는 게 토론을 지켜본 정치권의 평가다. 


또 한강 수중보 철거 논란도 박 후보의 신중하지 못한 말 실수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박 후보 측은 “공약이 아니라 (시민단체의) 제안을 검토해 보겠다는 것”이라며 한발 물러섰지만 “토목사업을 비판하면서 파괴적인 새 토목사업을 하려 한다”는 비판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모습이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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