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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 나가는 현대ㆍ기아차 “재고가 없다”
현대ㆍ기아차의 미국 재고물량이 경쟁업체 가운데 최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가동률을 끌어올려도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한 결과다.

10일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인 워즈오토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ㆍ기아차의 재고일수는 두 회사 모두 23일에 그쳤다. 이는 업계 평균 49일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지난해 같은 달 현대ㆍ기아차의 재고일수였던 40일과 비교해서도 17일이나 줄어든 것이다.

재고일수가 23일에 불과하다는 것은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한 달이 지나기도 전에 물량이 바닥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부분 업체들이 예상치 못한 사태에 대비하고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1개월 반에서 2개월치를 적정재고로 가져간다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실제로 세계 1위인 GM의 재고일수가 67일인 것을 비롯해 포드가 60일, 크라이슬러가 54일분의 재고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올 상반기 대지진과 쓰나미로 공급물량이 부족했던 일본업체는 미국업체보다는 짧지만 도요타가 40일, 닛산이 47일, 혼다가 34일의 재고를 유지하고 있다. 재고일수가 20일에 그치고 있는 일본 스바루를 제외하면 현대ㆍ기아차보다 재고일수가 적은 기업은 없다.

현대ㆍ기아차의 미국 재고일수가 업계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0일대 초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기아차 미국 조지아공장 현장 직원들이 쏘렌토R를 조립하고 있다. <헤럴드경제DB>

이런 사정을 알고 있음에도 현대ㆍ기아차의 미국 재고일수가 20일대 초반에 머무르고 있는 것은 생산여력이 정체되고 있는 가운데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현대ㆍ기아차는 미국에서 86만여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27% 가량 늘어난 것으로, 미국 시장 빅7 가운데 판매증가율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반면, 생산능력은 작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아차 미국 조지아공장 근무시스템을 지난달부터 2교대에서 3교대로 변경해 연간 생산여력을 30만대에서 36만대로 늘렸지만 이는 내년에 본격 적용되고 올해 생산능력에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그 탓에 올 상반기 현재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공장의 가동률은 112.8%로 현대ㆍ기아차의 모든 해외공장 가운데 가종 높은 가동률을 나타냈다. 기아차 미국 조지아공장의 가동률 역시 96.6%로 완전가동 수준에 이르렀다.

지난달 현대ㆍ기아차의 전년동월비 판매량 증가율이 14.4%로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고, 점유율 역시 8.4%로 떨어졌다. 이는 현대ㆍ기아차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낮아졌다기보다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해 발생한 결과였다.

여기에 북미지역 생산여력을 확보한 일본업체들이 공격적인 인센티브 정책을 펼치고 있는 반면 현대ㆍ기아차는 인센티브를 최저 수준으로 낮춘 채 제값받기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판매증가율을 떨어뜨렸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회사 내부에서도 고민은 많지만 지난달 기아차 조지아공장이 3교대제 근무에 들어간 것을 제외하면 당분간 생산여력을 끌어올릴 계획이 없다”면서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도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을 꾀한다는 방침이어서 미국 시장 재고일수는 현 수준에서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충희 기자 @hamlet1007>
/ hamle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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