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銀 수뢰혐의 부인

박원호씨 소환시기 저울질

구속이 확정된 뒤 “아니 땐 굴뚝에도 연기는 나네요”라는 말을 남기고 구치소로 향했던 김두우(54)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연일 계속되는 검찰 조사에서도 혐의를 대부분 부인하는 걸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재판에서 유죄 입증을 자신하며 시간은 김 전 수석의 편이 아닐 것이라는 입장이다.

30일 검찰에 따르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 검사장)는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부산저축은행그룹 로비스트 박태규(71ㆍ구속기소) 씨한테 이 그룹 구명로비 청탁과 함께 지난해 1억여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구속된 김두우 전 수석을 대검 청사로 불러 강도 높게 조사했다.

김 전 수석은 조사과정에서 박태규 씨에게서 금품을 일부 받기는 했지만 대가성은 없었다는 기존의 주장을 유지하면서 재판에서 무죄를 받을 것을 확신하는 듯한 태도로 일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구속된 지 오늘로 이틀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김 전 수석이) 곧바로 무너지지는 않는 걸로 보인다”면서도 “현직에 있던 청와대 고위인사를 소환할 정도면 검찰이 어정쩡하게 할 순 없는 것”이라며 증거자료 등이 탄탄함을 내비쳤다.

공소사실 중 일부는 무죄가 나오더라도 대세엔 지장이 없을 걸로 검찰은 판단하고 김 전 수석의 남은 구속기간 동안 추가 조사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검찰은 부산저축은행 구명을 위해 금융감독원 실무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주는 대가로 박태규 씨로부터 수천만원어치의 상품권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박원호 금감원 부원장의 소환시기도 조율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소환 여부를 확정 짓지는 못했지만, 소환한다면 다음달 4일 이후가 될 것”이라며 “현재로선 피내사자 신분이지만 피의자로 바뀔 수도 있다”고 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